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대구고 좌완 배찬승(18)을 지명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11일 개최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배찬승을 뽑았다. 1~2순위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정현우(덕수고), 정우주(전주고)로 각각 키움과 한화의 선택을 받은 가운데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졌다.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4순위 롯데 지명), 덕수고 우완 김태형(5순위 KIA 지명)도 3순위 후보로 꼽혔지만 삼성의 선택은 배찬승이었다. 2학년이었던 지난해 청소년대표팀에 뽑힐 정도로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배찬승은 올해 11경기(34이닝) 2승2패 평균자책점 3.44 탈삼진 46개로 다소 주춤했다.

김태형, 김태현에게 밀려 1라운드 중후반에 지명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18세 이하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주가를 높이며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 2일 예선 대만전에서 3회 구원등판, 3⅔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어 7일 슈퍼 라운드 일본전에는 선발로 나서 3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최고 시속 152km 강속구에 우타자 몸쪽 낮게 꽂는 칼제구도 빛났다.

지역 연고 선수로 삼성에서도 지속 관찰했고, 대만에서 열린 대회 현장을 찾아 지켜본 이종열 단장은 드래프트장에서 배찬승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종열 단장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좌완 불펜이 필요했다. 그 부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번 청소년대회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보고 내년 삼성을 더 강한 팀으로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배찬승 지명 이유를 밝혔다.

11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박진만 감독도 배찬승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이번에 대표팀에서 던지는 것을 봤는데 구속이나 제구가 안정돼 있더라. 우리 팀에 좌완 이승현도 있지만 왼손 선발이 귀하다. 대표팀에서 그 정도 던지는 거면 배포도 있고, 즉시 전력감으로 충분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진만 감독은 배찬승을 ‘왼손 선발’이라고 표현했다. 베테랑 백정현과 현재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진 이승현까지 삼성에는 두 명의 왼손 투수가 선발 로테이션에 있지만 배찬승이 바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좋은 경쟁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박 감독은 “무조건 선발이라는 건 아니다. 아마추어와 달리 프로는 경기도 계속 해야 하고, 분명 체력적인 문제도 있을 것이다”며 “와서 하는 걸 직접 봐야겠지만 조금 다듬어야 할 것은 있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삼성은 배찬승에 이어 2라운드 내야수 심재훈(유신고), 3라운드 내야수 차승준(마산용마고), 4라운드 외야수 함수호(대구상원고), 5라운드 투수 권현우(광주제일고), 6라운드 외야수 이진용(북일고), 7라운드 투수 홍준영(동원과학기술대), 8라운드 투수 천겸(부산고), 9라운드 투수 우승완(세광고), 10라운드 내야수 강민성(안산공업고), 11라운드 투수 진희성(동산고)를 뽑았다. 투수 6명, 내야수 3명, 외야수 2명이다.

2~3라운드에 내야수를 연이어 뽑은 게 눈에 띈다. 국민 유격수로 불릴 만큼 수비가 좋았던 박 감독은 “내야수들을 많이 뽑았는데 이번에 좋은 재목들이 있는 것 같다”고 기대했다.

한편 삼성은 이날 한화전에 상대 우완 선발 하이메 바리아를 맞아 김지찬(중견수) 이재현(유격수) 구자욱(좌익수) 르윈 디아즈(1루수) 박병호(지명타자), 이성규(우익수) 류지혁(2루수) 전병우(3루수) 이병헌(포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우완 코너 시볼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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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