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은 페널티킥을 강탈당했지만 실력으로 갚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종합운동장에서 오만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2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이 터져 3-1로 승리했다.

팔레스타인과 0-0으로 비겼던 한국은 원정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도 복귀승을 기록했다.

이날 한국전 주심을 맡은 중국심판 마닝은 한국과 악연이 깊다. 그는 지난 1월 카타르 아시안컵 1차전 한국 대 바레인전에서 주심을 맡았다. 박용우, 김민재, 이기제, 조규성, 손흥민 등 무려 5장의 선수가 마닝에게 카드를 받았다.

핵심 공격수와 수비수들이 집중적으로 카드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경고가 누적된 한국은 대회 후반부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대체선수를 제대로 뽑아가지 않은 탓이 먼저였다. 한국의 우승실패가 마닝 주심 탓은 아니지만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악연은 계속됐다. 마닝이 8개월 만에 오만전 주심으로 배정됐다. 불안요소였다. 마닝은 전반전 설영우와 이강인에게 카드를 줬다. 전반 추가시간에 2분 만에 무려 두 장을 줬다.

마닝은 결정적인 순간에 한국에게 마이너스 존재였다. 후반 6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넘어졌고 마닝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오만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하자 마닝이 비디오판독을 위해 모니터로 향했다.

상대선수가 손흥민의 뒷발을 차는 것이 명확하게 비디오에 잡혔다. 하지만 마닝 주심은 3분 넘게 비디오를 보고 노파울을 선언했다. 한국 입장에서 한 골을 강탈당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실력으로 되갚았다. 후반 37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심판 판정이 어떻든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는 메시지였다. 손흥민은 후반 45분 주민규의 세 번째 골까지 어시스트하며 승리를 확실하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전반적으로 훌륭한 경기였다. 선수들도 더운 날씨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내 골보다 승점 3점을 얻는 게 중요하다.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겨서 기쁘다”며 승리에 의미를 부여했다. / jasonseo34@osen.co.kr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