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아시안컵 챔피언’ 카타르를 상대로 너무나 잘싸웠다.

북한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 라오 국립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A조 2차전’에서 카타르와 2-2로 비겼다.

북한은 우즈베키스탄전(0-1패) 패배에 이어 첫 승점을 확보했다. 첫 경기서 아랍에미리츠에게 1-3으로 패했던 카타르는 첫 승에 실패했다.

당초 북한 홈경기로 열렸어야 하는 경기였다. 북한의 사정으로 제3국 라오스에서 개최됐다. 아시안컵 챔피언 카타르를 상대로 북한의 대패가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달랐다. 어린 선수들로 대거 세대교체를 한 북한의 패기가 돋보였다. 북한은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어 카타르를 깜짝 놀라게 했다. 첫 유효슈팅도 북한에서 나왔다.

북한이 충격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9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리일송이 수비수 둘을 드리블로 제치고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슈팅이 오른쪽 골대 상단을 강타하며 선제골이 됐다.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손을 쓸 수 없는 사각에 공이 꽂혔다.

그러나 북한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25분 카타르 에이스 아크람 아피프가 박스 안에서 노마크 찬스를 잡는 과정에서 북한 주장 장국철이 박스안에서 태클을 걸어 넘어뜨렸다.

처음에는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하지만 비디오판독을 통해 주심이 아피프의 페널티킥을 선언하며 장국철의 퇴장을 명령했다. 북한 선수들은 판정에 납득하지 못해 계속 따졌다. 장국철도 그라운드를 떠나지 않았다.

페널티킥을 얻은 아피프가 깔끔하게 오른발 슛을 넣었다. 카타르가 1-1로 균형을 이뤘고 11-10으로 수적우위까지 점했다.

설상가상 전반 35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브라힘이 강주혁 골키퍼의 발을 밟았다. 이브라힘은 경고를 받았다.

북한은 와르르 무너졌다. 전반 44분 알모에즈 알리가 북한 수비수 네 명 사이에서 오른발로 원더골을 뽑았다. 북한을 무너뜨린 슛이었다. 북한은 전반전 1-2로 끌려갔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억수로 비가 쏟아졌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선수들이 미끄러지고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정도였다.

결국 날씨가 북한을 도왔다. 후반 6분 프리킥 상황에서 강국철이 왼발로 원더골을 터트렸다. 골키퍼의 시야가 가리긴했지만 슈팅 자체가 워낙 좋았다. 북한이 2-2 동점을 이뤘다.

네 골이 터진 뒤 비가 더욱 쏟아졌다. 그라운드 곳곳에 물웅덩이가 고여 도저히 정상적으로 경기를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결국 후반 13분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20분 정도 지나고 빗줄기가 잦아들어 경기가 재개됐다.

고여있는 물이 많아 패스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북한은 후반 21분 백충성이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기회를 잡았다. 백충성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결국 추가시간까지 카타르의 공세를 10명으로 버틴 북한이 승리 못지 않은 값진 무승부를 챙겼다. 아시안컵 챔피언 카타르와 비긴 북한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 jasonseo34@osen.co.kr

[OSEN=서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