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오스틴이 외국인 선수 특유의 친화력으로 감독석에 앉아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자청했다.

2일 LG와 키움의 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 스카이돔. 오후 5시 원정팀 감독의 취재진 인터뷰 시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오스틴이 LG 덕아웃을 지나가다가 감독 인터뷰를 위해 마련해 놓은 의자에 털썩 앉았다. 자신이 감독인 마냥 장난스럽게 인터뷰가 진행됐다.

올스타전 이벤트, 홈런레이스 각오 등 가벼운 질문이 나왔다. 오스틴은 올스타전 퍼포먼스는 비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홈런레이스에서 1개를 기록한 오스틴은 “작년에 사직구장 펜스가 홈런 1개 밖에 치지 못했다. 올해는 인천이라 1개 이상은 더 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덕아웃으로 나온 염 감독은 오스틴의 모습을 보고 “할 얘기도 없는데, 네가 내 대신 인터뷰 하라”고 말하고, 뒤에서 지켜봤다.

LG가 지난해보다 올 시즌 성적이 안 좋은 이유를 묻자, 오스틴은 "비시즌이 짧다 보니까 많이 못 쉬기도 했고, 선수들의 잔부상이 작년에 비해서 많다 보니까 팀이 좀 안 풀리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 우리 선수들이 다시 몸이 좋아지고 있고, 작년 같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좀 안 좋긴 하지만 그래도 작년 모습을 다시 찾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고 나름 분석했다.

염경엽 감독의 뛰는 야구에 대해 질문을 했다. '최근 도루하다가 계속 실패하는데, 감독이 계속 뛰라고 하면 어떤가, 뛰기 싫은데도 뛰는 것 아닌가”라고 짓궂은 질문을 했다. 오스틴은 지난해 도루 7개(도루 실패 3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도루 11개 성공, 도루 실패 5개를 기록 중이었다.

오스틴은 "아무래도 나는 선수고 감독은 감독이니까, 감독님 명령을 따르는 게 선수의 소명이라서 따르고 있다”고 웃으며 “나는 원래 도루를 하는 스타일의 선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감독님이 계속 뛰라고 얘기를 해 주시니까 얼떨결에 11도루를 했다. 솔직히 도루를 그렇게 안 하는 선수인데 내 도루 숫자에 놀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감독님이 나를 도루하는 선수로 만들어줘서 기쁘고, 2루 도루를 성공하면 득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뒤에서 오스틴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염 감독은 “내 목표는 오스틴이 ’20(홈런)-20(도루)’를 하는 것이다. 오스틴의 가치를 올려주고 싶다"고 도루 사인에 대해 설명했다. 오스틴은 “감독님과 20(홈런)-20(도루)을 하기로 약속을 했다. 해낼 것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2일 키움전에서, 오스틴은 4회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했다. 1루에서 투수 견제구에 걸려서  2루로 뛰다가 아웃될 뻔 했는데, 유격수의 송구에 등을 맞아 1루에서 세이프됐다. 도루 실패를 1개 더 추가했다. 도루 성공률은 64.7%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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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척,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