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워키 브루어스가 단돈 1달러에 영입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댈러스 카이클(36)이 투수들의 무덤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카이클은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5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회말 1사에서 브렌든 로저스에게 안타를 맞은 카이클은 라이언 맥마혼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엘리아스 디아스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밀워키가 1-0으로 앞선 2회에는 선두타자 브렌튼 도일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서 제이콥 스탈링에게 3루타를 맞았고 마이클 토글리아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역전 점수까지 내줬다. 놀란 존스는 삼진으로 잡았고 헌터 굿맨은 3루수 땅볼로 아웃시키며 힘겹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를 삼자범퇴로 끝낸 카이클은 4회 선두타자 디아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도일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해 더블플레이를 만들어냈다. 스탈링과 토글리아는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존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에는 다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카이클은 선두타자 맥마혼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후 에노리 파레디스와 교체돼 이날 등판을 마쳤다. 카이클은 투구수 78구를 던졌고 싱커(36구), 체인지업(33구), 커터(7구), 슬라이더(2구)를 구사했다. 싱커 최고 구속은 시속 89.5마일(144.0km)까지 나왔다. 밀워키는 4-3 역전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통산 280경기(1635이닝) 103승 92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한 카이클은 시대를 풍미했던 에이스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휴스턴, 애틀랜타, 화이트삭스 등에서 활약했다. 특히 2015년에는 33경기(232이닝) 20승 8패 평균자책점 2.48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부진한 성적을 거두며 은퇴 위기에 몰렸다.

올해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카이클은 트리플A에서 13경기(71이닝) 7승 4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했지만 메이저리그 콜업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밀워키가 카이클에 관심을 보였다. 시애틀은 밀워키에 카이클을 단돈 1달러(약 1390원)에 이적을 허용했다.

카이클의 이적은 매우 급박하게 이루어졌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카이클은 지난달 27일 텍사스전에서 초구를 던지기 2시간30분 전에 계약을 했다. 밀워키 맷 클라인 단장보좌는 서둘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서류를 제출하면서 2015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자가 지금 당장 빅리그에서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팀으로 왔음을 공식화했다"라고 카이클의 급박했던 밀워키 이적 과정을 조명했다. 카이클은 "재밌었지만 정말 정말 태풍이 몰아친 것처럼 정신이 없었다"라며 웃었다.

워낙 다급하게 밀워키에 온 탓인지 카이클은 텍사스전에서 4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 필드에서 등판했음에도 6회 1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시즌 성적은 2경기(9⅓이닝)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중이다. /fpdlsl72556@osen.co.kr

[OSEN=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