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장'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의 인성이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야후 재팬'에 글을 기고하는 요시자키 에이지뇨는 12일(한국시간) "20초 동영상으로 손흥민이 '엄청 좋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라며 손흥민의 미담을 전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6차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황선홍 감독, 김도훈 감독 등 세 명의 감독으로 2차 예선을 치루면서 승점 16(5승 1무)라는 성적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또한 아시아 랭킹 3위로 일본, 이란과 함께 3차 예선 톱시드 자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강인의 선제골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후반 16분 손흥민이 박스 왼쪽에서 공을 받은 뒤 골문 앞으로 낮고 빠른 땅볼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에 맞고 흘러나온 공을 이강인이 뛰어들며 정확히 마무리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A매치 10호 골을 기록한 이강인은 그대로 손흥민에게 달려가 폴짝 뛰어 안겼다.

요시자키는 한국의 승리 소식을 전하며 손흥민의 행동을 집중 조명했다. 그는 "경기 결과도 그렇지만, 경기 전날 기자회견 주장 손흥민의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한 행동에 대해서다. 불과 20초 정도의 일이었지만, 손흥민의 인격이 엿보이는 순간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당시 손흥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기자회견장을 떠나며 본인이 앉았던 의자를 비롯해 주변을 깔끔히 정리했다.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양 손으로 신경 써서 밀어넣는 모습이었다. 이를 본 축구 팬들도 손흥민은 실력은 물론이고 인격까지 갖췄다며 박수를 보냈다.

요시자키 역시 "영상 속에는 손흥민이 주변 의자를 정성스럽게 정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무심한 행동이지만, 평소 행실과 주위에 대한 배려가 느껴진다"라고 칭찬했다.

끝으로 요시자키는 손흥민의 책임감 넘치는 자세도 언급했다. 그는 손흥민이 지난 싱가포르전에서 교체될 당시 A매치 데뷔전을 치르는 오세훈을 위해 달려가 경기장을 빠져나간 일화를 예로 들었다.

손흥민은 인터뷰에서도 주장의 품격을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중국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 이야기가 나오자 "당시 (박)지성이 형과 공을 찰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됐다.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많은 걸 배웠다"라며 "지금 선수들을 보면 많이 다르다. 행복하게 축구하는 걸 보면 뿌듯하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고쳐주고 싶다. 이런 시간이 올 줄 몰랐는데 그런 역할을 하게 됐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 자리를 조금 더 신중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요시자키는 이를 전하며 "손흥민은 오는 7월 32세가 된다. 그가 나이를 먹고 성숙의 시기를 맞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는 일화와 발언이었다. 손흥민은 그 사실을 자국 땅에서 제대로 각인시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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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