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8)이 올 시즌 한단계 스텝업을 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49순위) 지명으로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송성문은 KBO리그 통산 598경기 타율 2할6푼3리(1986타수 523안타) 43홈런 302타점 248득점 6도루 OPS .713을 기록중이다. 키움에서 기대를 갖고 꾸준히 많은 기회를 줬지만 지금까지는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오프시즌 결혼을 하고 가장이 된 송성문은 남다른 각오로 프로 10년차 시즌을 준비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식단 조절로 완전히 달라진 몸을 만들고 등장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시즌 성적도 대단하다. 60경기 타율 3할2푼8리(198타수 65안타) 8홈런 42타점 29득점 1도루 OPS .913을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김혜성을 대신해 선수단 주장을 맡았지만 부담감을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9일 인터뷰에서 "송성문은 원래 잘치는 선수였다. 타격면에서 워낙 재능이 있던 선수였다. 상무 제대 후에도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조금 늦게 올라온 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그냥 몸이 바뀐 것이 아니라 결혼도 하고 선수 스스로 무엇인가를 깨달았기 때문에 겨울에 그만큼 준비를 한 것이라고 본다. 생각의 변화가 몸의 변화와 기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몸의 변화가 아닌 정신의 변화가 올 시즌 송성문의 활약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송성문 역시 홍원기 감독의 말에 공감했다.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운동을 열심히 한 것이 몸의 변화보다는 정신력의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씀해주셨다. 나도 많이 공감이 됐다"라고 말한 송성문은 "솔직히 몸이 좋아진다고 야구를 잘한다고 하면 모든 선수들이 겨울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것이다. 누가 안하겠나. 그런 부분보다는 내가 야구를 더 잘하고 싶어서 좋아하는 것도 절제를 많이 하고 그런 정신력이 가장 큰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올 시즌 활약에 대해 "야구가 호락호락하지 않다. 이러다가 오늘 또 못 칠 수도 있는 것이 야구다. 그렇기 때문에 지나간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한 송성문은 "올해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다. 그러다보니까 야구장에서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모든 포커스를 야구에 맞추니까 자신감으로 연결이 된 것 같다. 운동을 안했을 때 잘하면 운이라는 생각이 들수밖에 없고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내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준비를 잘하고 나서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더 자신감이 생기고 두 배로 보람이 느껴진다"라며 지난 겨울 흘린 땀방울이 올 시즌 자신감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중에는 오프시즌과 비교하면 운동을 하기는 어려운 여건이다. 송성문은 "아무래도 웨이트 트레이닝 양은 비시즌보다 줄었다. 시즌중에는 잔부상 같이 관리할 것이 많기 때문에 확실히 줄일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몸 상태는 비시즌과 최대한 비슷하게 유지를 하고 있다. 이제 뭐 밀가루 음식 같은 것도 먹기는 먹는데 먹기 전에 한 번 생각을 하는 것부터가 달라진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경기 전에 아무 생각 없이 짬뽕 먹고, 케이크 먹고 그랬다면 이제는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한다. 그것만으로도 정신이 많이 무장이 된 것이다"라며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성문은 지난 3월 개최된 서울 시리즈 LA 다저스와의 스페셜 게임에서 마무리투수 에반 필립스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렸다. 그 장면을 본 김하성(샌디에이고)은 송성문에게 "메이저리그에 와야겠다"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그 때는 200% 농담이었다면 지금은 190% 농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송성문은 "메이저리그 생각은 진짜 0.1%도 없다. 솔직히 아직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잘한 것보다는 앞으로 더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은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다"라며 웃었다.

지난 9일 삼성전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한 송성문은 지난 1일 SSG전부터 8일 삼성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4일 LG전부터 8일 삼성전까지는 5경기 12안타 2홈런 9타점을 몰아쳤다. 송성문은 "이번에 LG랑 경기를 할 때 (홍)창기형을 보면서 저런 선수가 되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한국에서 가장 까다롭고 정확하게 치는 타자다. 기복없이 정확하게 치는 형인데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그렇고 투수 입장에서도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강하게 장타를 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그것보다는 창기형처럼 내가 원하는 공이 딱 왔을 때 한 번에 인플레이타구로 만들 수 있는 모습이 수비를 하면서 감명 깊게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선구안은 타고 나야 한다"라고 말한 송성문은 "선구안까지 배울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그것보다는 창기형이 어떤 코스의 공이든 정확하게 때려내는 것을 보면서 저런 방향의 선수가 되야 경쟁력이 생기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다. 내가 장타를 의식했을 때는 항상 결과가 안좋았는데 최고의 타자를 직접 상대하면서 느끼니까 더 많이 와닿은 것 같다"라며 정확한 타격으로 남은 시즌을 더 잘 치르겠다고 다짐했다. /fpdlsl72556@osen.co.kr

[OSEN=길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