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땜에 살았다".

KIA 타이거즈가 원투펀치의 호투를 앞세워 위기를 딛고 연승을 달렸다.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2로 승리했다. 4연패 후 위닝시리즈를 가져오는 2연승을 달렸다. 2위 두산과의 승차도 2경기로 벌리며 일단 한숨을 돌렸다.

전날은 좌완 에이스 양현종의 호투로 6-2로 승리했고 이날은 외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의 쾌투가 이어졌다. 6회까지 6개의 탈삼잔을 곁들여 3피안타 2볼넷 1사구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자신의 시즌 6승을 따냈다.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를 성공했다. 발군의 안정감으로 연승을 이끌었다.

주무기 최고 153km짜리 투심과 스위퍼를 앞세워 두산타자들을 무력화했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투구를 펼쳤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고 6회도 2사2루에서 강승호의 우익수 옆 2루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스위퍼가 듣지 않아 양의지의 등을 맞혀 추가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양석환의 강습타구가 3루수 글러브에 들어가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타선도 초반부터 힘을 실어주었다. 1회말 1사1루에서 나성범이 우월 선제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최형우도 좌월솔로포를 터트렸다. 두 타자의 백투백포는 처음이었다. 2회에서는 박찬호가 좌월 투런홈런까지 날렸다. 5-0의 큰 리드를 일찌감치 잡아주어 여유있게 공을 던질 수 있었다. 1주일에 나흘 간격으로 등판해 2경기 모두 호투했다.

경기후 네일은 "팀이 위닝 시리즈를 가져가 기분이 좋다. 4일 휴식 후 등판인데 오늘 정말 잘 잘 것 같다. 몸 컨디션도 좋았고 구속도 좋아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친 것 같다. 타자들이 초반에 득점 지원을 많이 해주어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두산 선수들이 나를 많이 상대해 봐서 나에 대해 잘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저번 등판 때에는 (상대 타선이 좋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승부했는데, 오늘은 카운트도 빠르게 잡고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투구하려 했다. 6회에 실점이 있었지만 힘이 떨어진 것은 아니었고, 타순이 몇번 돌았기 때문에 내 공에 타자들이 적응해서 안타를 허용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진심을 담은 메시지를 보냈다. "연일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주시는데 항상 KIA 팬들의 팬심은 놀랍다고 생각하고 있다. 응원을 보내주는 만큼 더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경기후 더그아웃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들어오는 나성범을 붙잡고 어눌한 한국말로 "니 땜에 내가 살았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인성도 실력도 1등이었다. /sunny@osen.co.kr

[OSEN=광주, 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