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 외국인 투수 로버트 더거(29)에겐 아마 야구 인생의 최악의 날이었을 것이다. KBO리그 역대 최다 14실점 타이 기록으로 난타를 당했다.

더거는 6일 창원NC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12피안타 4볼넷 3사구 4탈삼진 14실점(13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NC가 16-3으로 승리하면서 더거는 시즌 2패째를 당했다.

14실점은 KBO리그 역대 한 경기 개인 최다 실점 기록. 1999년 8월 7일 두산 베어스 김유봉이 대구(시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으로 4이닝 동안 14실점을 기록한 게 최초였다. 이어 2017년 6월 29일 삼성 재크 페트릭이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로 2이닝 동안 14실점을 내줬다.

역대 3번째 14실점 투수가 된 더거는 1회 시작부터 무려 9점을 내줬다. NC 1번 박민우가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연 뒤 권희동이 몸에 맞는 볼로 걸어나갔다. 손아섭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맷 데이비슨의 몸에 맞는 볼로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건우가 2타점 중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서호철의 중전 안타로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천재환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점을 올린 NC는 김형준의 1타점 우전 적시타, 박민우의 밀어내기 볼넷, 권희동의 좌측 2타점 2루타, 손아섭의 좌측 2타점 2루타가 연이어 터졌다. 1회에만 타자 일순으로 6안타 4사사구를 더해 9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2회에도 NC의 기세가 계속됐다. 서호철의 중전 안타, 김형준과 김주원의 볼넷으로 연결된 2사 만루에서 박민우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쳤다. SSG 우익수 하재훈이 공을 뒤로 빠뜨린 사이 1루 주자 김주원까지 홈에 들어와 12-0으로 스코어를 더 벌렸다. 이닝 종료 후 덕아웃에 들어온 더거는 금방이라도 울 것처럼 눈물을 글썽이는 표정이 TV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다음날 경기도 있는 상황이라 SSG 벤치도 최대한 불펜을 아껴야 했다. 투구수에 여유가 있는 더거가 조금 더 던질 수밖에 없었고, 3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NC의 화력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데이비슨의 몸에 맞는 볼, 박건우의 좌전 안타, 서호철의 우측 펜스 직격 안타로 계속된 2사 2,3루에서 천재환과 김형준의 연속 적시타가 터지면서 2점을 추가했다. 스코어는 14-0.

SSG는 4회 이닝 시작부터 최민준을 마운드에 올렸고, 더거는 3이닝 98구로 투구수를 채운 뒤에야 악몽 같은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시즌 3번째 등판에서도 첫 승에 실패하며 2패째를 안은 더거는 평균자책점이 5.73에서 12.86으로 크게 치솟았다.

NC 타선은 장단 17안타 16득점으로 대폭발했다. 김형준이 5회 최민준에게 시즌 2호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리는 등 3안타 4타점을 폭발했다. 박민우가 3안타 3타점 1볼넷 1사구로 5출루 경기를 펼친 가운데 서호철이 4안타, 박건우와 천재환이 2안타 2타점, 권희동과 손아섭이 1안타 2타점으로 고르게 활약했다.

NC 선발투수 다니엘 카스타노는 6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7탈삼진 3실점(무자책)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올렸다. 7회 수비 실책에 이어 고명준에게 맞은 스리런 홈런이 아쉬웠지만 그 이전까지 별다른 위기 없이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PTS 기준 최고 148km 직구, 투심 중심으로 좌타자 상대 슬라이더, 우타자 상대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쓰며 위력을 떨쳤다.

16-3 대승을 거둔 NC는 SSG에 2연승하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8승4패가 되면서 SSG(8승5패)를 4위로 밀어낸 NC는 한화 이글스와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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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