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축구대표팀이 브란코 이반코비치(70) 감독 선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 '큐큐 닷컴'은 23일(한국시간)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이 이반코비치 감독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중국축구협회(CFA)의 신임 감독 선임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이틀 안에 공식 발표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유력 언론인 왕타오 역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반코비치 감독이 거의 확정된 모양새다. 사실 나는 최강희 감독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다"라고 전했다. 이미 중국 매체들은 이반코비치 감독 부임을 기정사실로 여기는 중이다.

중국은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끝으로 알렉산다르 얀트코비치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CFA는 계약이 만료된 그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13년 만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탈락이 결정적이었다. 중국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2무 1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짐을 쌌다. 중국 축구가 아시안컵 조별리그 3경기를 0골, 0승으로 마친 건 역사상 처음 있는 굴욕이다.

CFA는 빠르게 다음 감독을 찾아 나섰다.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과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을 비롯해 여러 후보가 물망에 올랐다. 1순위는 스위스 출신 블라디미르 페트코비치 감독였다. 하지만 알제리 대표팀 역시 그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중국은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차선책이었던 이반코비치 감독으로 눈을 돌렸다. 한국에서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설도 있었지만, '설'에 불과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 아시안컵을 끝으로 오만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다. 큐큐 닷컴에 따르면 그는 이미 중국에 도착해 최종 면접을 치렀으며 연봉 150만 유로(약 21억 원)에 합의를 맺었다.

베테랑 감독인 이반코비치 감독은 아시아 축구에도 밝다. 그는 이란 대표팀(2002년~2006년), 사우디아라비아 알아흘리(2019년), 오만 대표팀(2020년~2024년)을 거치며 아시아 경험을 쌓았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산둥 감독을 맡으며 중국 축구와 연을 맺기도 했다.

큐큐 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의 강점을 4가지로 꼽았다. 매체는 "그는 아시아 축구를 잘 알며 중국 슈퍼리그 우승 경험이 있다. 또 오만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었고, 연봉도 저렴하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왕타오는 "이반코비치 감독은 과거엔 혁신적으로 여겨졌지만, 현대 축구는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그의 지도 철학이 중국 대표팀을 발전시키지 못할까 매우 걱정된다. 또한 그는 중국 축구를 떠난 지 10년이 넘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의 첫 시험대는 다음달 열리는 싱가포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무대다. '소후 닷컴'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싱가포르와 태국을 꺾으며 아시아 예선 통과는 물론이고 세대교체까지 이뤄야 한다"라며 "그의 선임은 도전적인 시도다. 그는 대표팀에 새로운 전술 개념과 플레이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한편 한국 축구대표팀 역시 클린스만 감독의 후임을 찾고 있다. 그는 2023 아시안컵에서 졸전을 펼친 끝에 4강 탈락하며 지난 16일 공식 경질됐다.

당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운영, 선수관리, 근무태도 등에서 기대하는 지도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그는 감독으로서 경쟁력과 태도가 국민의 기대치와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이유로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은 중국과 달리 감독 선임 과정에서 잡음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KFA는 정해성을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으로 선임하며 새 판 짜기에 나섰지만, 깜깜이 프로세스와 졸속 행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 중이다. 심지어는 개막을 코앞에 둔 K리그 현직 감독 선임까지 강행하려는 생각으로 알려지며 팬들의 분노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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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