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최악의 FA 먹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앤서니 렌던(33·LA 에인절스)이 “경기수가 너무 많다”는 불평불만하다 뭇매를 맞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산 368세이브를 거두며 올스타 6회에 선정된 ‘전직 빅리거’ 조나단 파펠본(43)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렌던과 함께 뛰어봤는데 말 그대로 야구를 싫어한다. 시즌이 너무 길다고? 그래서 계약한 것 아닌가? 그럼 시즌 절반만 뛰고 연봉도 절반만 받겠다고 팀에 말하라”고 일갈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2일 팟캐스트 ‘잭 비타 쇼’에서 나왔다. 평소 미디어와 접촉을 피하는 렌던이지만 이례적으로 70분간 이어진 독점 인터뷰를 통해 여러 가지 생각을 밝혔다. 그 중 하나로 162경기 체제인 메이저리그 시즌 일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렌던은 “시즌을 단축해야 한다. 185일 동안 162경기를 치르는데 경기가 너무 많다. 이건 아니다. 경기수를 어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1961년부터 162경기 체제로 바뀌었고, 직장 폐쇄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곤 60년 넘게 이를 고수하고 있다.

살인적인 일정에 대한 현장의 불만은 종종 있어왔지만 그 선수가 렌던이라서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19년 12월 에인절스와 7년 2억4500만 달러에 FA 계약한 렌던은 2020~2023년 4년간 총 200경기를 출장하는 데 그쳤다. 팀의 546경기 중 246경기를 결장했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만 풀로 소화했을 뿐 2021년 사타구니, 무릎, 햄스트링, 고관절 부상으로 58경기 출장에 그친 게 시작이었다. 2022년에는 손목 수술로 3개월을 날리며 47경기에만 출장했고, 지난해에도 사타구니, 손목, 정강이를 다쳐 개인 최소 43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3년간 9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를 정도로 몸 관리를 제대로 못했다.

유리몸으로 전락한 데다 성적도 신통치 않다. 2013~2019년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7년간 916경기 타율 2할9푼(3424타수 994안타) 136홈런 546타점 OPS .859로 활약했지만 에인절스 이적 후 4년간 200경기 타율 2할4푼9리(720타수 179안타) 22홈런 111타점 OPS .758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태업 의혹 속에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20일 ‘디애슬레틱’ 에인절스 담당 샘 블럼 기자는 독자와의 질의응답 코너에서 렌던에 대한 질문을 받곤 ‘그가 130경기에 출장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지난주 팟캐스트에 출연해 경기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는데 지난 4년간 총 200경기 출장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런 발언은 어리석다’고 지적하며 ‘그는 인저리 프론이고, 경기에 나서더라도 생산성을 기대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다. 지난해 엄청난 파워 하락으로 OPS .678을 기록했고, 심각한 수비 문제도 보였다. 올 시즌 에인절스가 렌던에 대한 대비책을 안 해놓는다면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담당 기자마저 렌던의 부활 가능성에 기대를 접었다. 2015~2016년 워싱턴 시절 함께한 옛 동료 파펠본까지 ‘야구를 싫어하는 선수’라고 저격할 저격할 만큼 렌던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2026년까지 앞으로 3년간 약 1억1571만 달러의 거액 계약이 남은 렌던이 끝내 반등하지 못하면 에인절스의 대재앙이자 리그 역사에 손꼽힐 만한 FA 먹튀로 남게 될 것이다. /waw@osen.co.kr

[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