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좌완 기대주 이교훈(24)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무사히 소속팀에 복귀했다. 군에서 야구의 소중함을 깨달은 그가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두산의 좌완 기근을 해소시킬 수 있을까.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이교훈은 지난해 12월 6일 전역을 명받고 현재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스프링캠프 대비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현역병으로 입대한 그는 경기도 파주시 소재 기갑수색중대로 자대 배치를 받고 1년 6개월 동안 국방의 의무를 다했다.

이교훈은 두산 공식 유튜브채널 ‘베어스티비’를 통해 “야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 (부대에서) 운동할 여건을 잘 조성해주셔서 하루 2시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트레이너님에게 전화해서 몸 상태와 운동 방법을 물으면서 운동했다. 그렇게 하니 부대 안에서 몸 상태가 점점 좋아졌다. 현재 컨디션은 100%이며, 피칭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몸을 만들어서 왔다”라고 전역 소감을 전했다.

군에서 두산 경기를 챙겨보던 도중 한 전우의 충격 ‘디스’를 들으며 프로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나기도 했다. 이교훈은 “군대에서 두산 경기를 매주 챙겨봤다”라며 “그런데 경기를 보면서 ‘넌 왜 여기 있냐’, ‘넌 왜 군대에 온 거냐’라는 말을 들었다. ‘어쩔 수 없이 와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넘겼는데 마음이 좋지 않았다. 결국 내가 부족했으니까 군대에 온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운동만 했다”라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 또한 현역병 생활을 통해 업그레이드 시켰다. 이교훈은 “평생 야구하는 친구들만 만나다가 부대에서 회사를 다니는 친구, 대학교를 다니는 친구, 공부를 잘하는 친구를 만났다. 이야기를 해보면서 내 가방끈이 짧은 게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성숙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교훈은 서울고를 나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3라운드 29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성했다. 데뷔 첫해 퓨처스리그 생활을 거쳐 2년차인 2020년 마침내 1군 무대에 데뷔했지만 5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38로 프로의 벽을 실감했고, 2021년 또한 11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0.80으로 고전했다. 이교훈은 2022시즌을 치르던 도중 현역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이교훈이 군으로 향한 사이 두산의 좌완 기근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됐다.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다녀온 최승용, 유망주 이원재 등 선발진은 큰 걱정이 없지만 불펜은 승부처에 등장한 좌타자를 확실하게 잡을 좌투수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산은 2023시즌 스윙맨 최승용을 제외하고 사실상 좌완투수 없이 필승조를 운영했다.

두산은 기존 이병헌, 김호준, 백승우와 더불어 군에서 무사히 돌아온 이교훈의 투구에 기대를 걸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우리 좌완 전력이 약해 보이는데 최근 신인드래프트에서 꾸준히 좌완투수를 선발했고, 이교훈도 제대를 한다. 단계를 밟아 육성한다면 좋은 전력을 갖출 것”이라고 이교훈의 이름을 콕 집어 언급했다.

이교훈은 군 복무를 하면서 착실하게 몸을 만든 덕분에 최근 이천에서 하프피칭까지 소화했다. 두산 좌완 기근을 해소할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그는 “5월 전에 경기에 맞는 몸을 만들어서 올해 안에 1군 경기를 뛰는 게 목표다. 열심히 해서 유망주가 아닌 경기와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잘 부탁드린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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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