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시절 '제2의 선동렬'이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이민호가 삼성에서 새롭게 출발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이민호는 2013년 프로에 데뷔해 1군 통산 337경기에서 33승 24패 31세이브 28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 4.88. 1군 데뷔 첫해인 2013년과 2018년 두 자릿수 세이브를 거뒀고 2016년 9승을 거두며 개인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를 평정할 만큼 어마어마한 잠재 능력을 가진 그는 2019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이후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했다. 2021년 팀에 복귀했으나 오른쪽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2019년 이후 단 한 번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퓨처스 경기에 6차례 등판해 1승 3홀드(평균자책점 4.76)를 남긴 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2승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7.59.

NC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이민호는 입단 테스트를 통해 삼성과 연봉 4500만 원의 조건에 계약했다.

구단 관계자는 "이민호는 만 30세의 비교적 젊은 투수로 21년 군 제대 후 KBO리그 등판 기록은 없지만 트레이닝 강화를 통해 잔부상 없이 시즌을 보낸다면 불펜의 뎁스를 더해주는 투수로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이민호는 OSE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구단에서 좋게 봐주셔서 기회를 얻게 됐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몸 상태에 대해 걱정하시는 만큼 입단 테스트 내내 몸 상태에 별 문제가 없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다"면서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는 등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호는 방출 통보를 받은 뒤 김경문 전 NC 감독의 응원 메시지에 큰 힘을 얻게 됐다. "감독님께서 제게 전화 주셔서 '이렇게 끝내는 건 아쉽다. 다시 한번 공 던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더 많은 힘을 얻게 됐다. 평소 엄하시지만 정말 따뜻한 분이라는 걸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감독님께서 응원해 주시는 만큼 큰 힘을 얻고 보란 듯이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몸담았던 NC를 떠나면서 기분이 묘했을 듯. "무엇보다 많은 응원을 해주신 팬들께 가장 죄송하다. 잘하든 못하든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힌 이민호는 "퓨처스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이 많이 생각나고 늘 고마운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드린다. (이)용찬이 형, (임)정호 형, (이)재학이 형 등 형들이 많이 아쉬워하고 응원해주셨다. 고마운 마음을 안고 나오게 됐는데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던지는 게 보답이라고 여긴다"고 말했다.

새로운 환경에서 동기부여를 얻고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이민호는 "주변 사람들도 '새 팀에서 좋은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1년 청소년대표팀과 2017년 제1회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구자욱과 류지혁을 비롯해 친분이 있는 선수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삼성 팬들을 향한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이민호는 "아직 정식으로 인사드리지 못했지만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what@osen.co.kr

[OSEN=손찬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