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호의 첫 승 투수 최지강(22)이 인상적인 마무리캠프를 보내며 프로 3번째 시즌 전망을 밝혔다. 지금 기세라면 내년 시즌 두산 불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2023년 마무리캠프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투수로 최지강을 꼽았다. 기량 향상과 더불어 최지강의 노력과 의지에 깊은 감명을 받은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최지강이 너무 좋아졌다. 불펜피칭밖에 하지 않아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겠지만 투구만으로도 그런 부분을 느꼈다”라며 “마무리캠프 때 우연치 않게 밤 9시 30분 정도에 목욕탕을 갔는데 거기 최지강이 있었라. 야간 운동을 하고 왔다고 하더라. 목표의식이 느껴졌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최지강은 올해 프로 2년차를 보낸 22세의 어린 우완투수다. 광주동성고-강릉영동대 출신의 그는 천신만고 끝 2022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기회를 받았지만 2경기 평균자책점 21.60(1⅔이닝 4자책)으로 프로의 쓴맛을 봤고, 올해 호주가 아닌 이천에 남아 퓨처스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2군에서 착실히 몸을 만든 최지강은 시범경기서 마침내 이승엽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4경기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의 임팩트를 남기며 개막 엔트리 승선의 꿈을 이뤘다. 당시 이 감독은 “2군에서 좋은 보고를 받았다. 김강률의 부상 공백을 메울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최지강에게 필승조 역할을 부여했다.

최지강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이었던 4월 1일 잠실 롯데전에 구원 등판해 ⅔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두산 이승엽호의 첫 승 투수라는 역사적인 타이틀을 얻은 순간이었다.

6월 3일을 끝으로 1군 말소된 최지강은 2군에서 세 달 가까이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 이후 8월 27일 다시 이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9월 7경기 7⅓이닝 2실점 평균자책점 2.45로 두산 순위싸움에 큰 힘을 보탰다.

최지강은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지만 25경기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2의 의미 있는 기록으로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고, 마무리캠프를 통해 다시 한 번 이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 감독은 “최지강이 올해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지만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부침을 겪었고, 제구력도 기복이 있었다. 본인이 이런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잡으려고 노력 중이다”라며 “마무리훈련 때는 불펜피칭, 라이브피칭 모두 좋았다. 지금의 기량을 잘 유지하면 내년 불펜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두산은 마무리캠프를 통해 최지강뿐만 아니라 최준호, 김유성, 백승우 등 다른 신예들의 기량 향상 또한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이 감독 첫해 선발투수와 마무리투수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가 부실했던 두산 입장에서는 상당히 반가운 현상이다. 이 감독도 “이번 마무리훈련을 통해 조금 더 탄탄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라고 성과에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2년 만에 가을야구 복귀로 9위 충격을 씻어낸 두산은 내년 시즌 더 높은 곳에서 포스트시즌을 출발하는 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무리훈련을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어린 투수들이 즉시 전력감으로 성장해야 한다.

이 감독은 “사실 우리 문제점을 마무리훈련에서 찾을 순 없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그들과 어떻게 시너지효과를 내서 좋은 결과물을 낼지 고민해야 한다”라며 “내년에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들을 유심히 보고, 담당 코치와 상의하면서 좋은 선수들을 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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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