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최근 2023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의 합계 금액을 발표했다. 이슈가 되고 있는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의 상한액에 적용되는 금액이다.

LG는 샐러리캡 상한액을 넘지 않았는데, FA 박동원이 첫 해 연봉을 적게 받는 계약서에 사인했기에 가능했다. 박동원이 연평균 금액의 연봉을 받았더라면, LG는 올해 샐러리캡을 위반할 뻔 했다.

KBO는 리그 전력 상향 평준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2023년부터 시행되는 샐러리캡 제도를 도입했다. 2021~2022년 구단별 연봉 상위 40명(외국인선수와 신인선수를 제외한 각 구단의 소속선수 중 연봉, 옵션 실지급액, FA 연평균 계약금)의 금액을 합산한 구단의 연평균 금액의 120%인 114억 2638만원이 샐러리캡 상한액이 확정됐다.

2023년 구단별 연봉 산출 결과 샐러리캡 상한액을 초과한 구단은 없었다. 많은 구단들이 아슬아슬하게 한도를 지켰다. 10개 구단 중 6개 구단이 100억 이상을 기록했다. 두산이 111억 8175만원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SSG가 108억 4647만원으로 2위, LG는 107억 9750만원으로 3위였다.

LG는 올해 샐러리캡 약 95%를 소진하면서 남은 금액이 6억 2888만원이었다. 그런데 2023시즌을 앞두고 박동원은 LG와 4년 총액 65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45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올해 박동원의 연봉은 3억원이었다. 전략적인 선택이었다.

박동원은 FA 연평균 계약금 5억원과 연봉 3억원을 합한 8억원이 샐러리캡에 계산됐다. 만약 박동원이 연봉 3억원이 아닌 연평균 11억 2500만원으로 받았다면 8억 2500만원이 늘어났고, LG는 샐러리캡 상한액을 넘어섰을 것이다. 시행 첫 해에 첫번째 위반 사례가 될 뻔 한 것.

팀내 다른 FA들과 달리 박동원이 첫 해 연봉을 크게 배려했기에 LG는 샐러리캡 상한액을 지킬 수 있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회말 결정적인 역전 결승 투런 홈런으로 시리즈 향방을 바꾼 박동원은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일 뿐만 아니라 샐러리캡 상한액을 지키는데도 해결사였다.

김현수와 박해민은 2022시즌에 앞서 LG와 FA 계약을 했다. 박해민은 4년 최대 60억원(계약금 32억원, 연봉 24억원, 옵션 4억원)에 계약했다. 박해민의 올해 연봉은 6억원, 연평균 계약금 8억원을 합쳐 샐러리캡 금액은 14억원+옵션 달성 금액이었다.

김현수는 4+2년 총액 115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40억원, 옵션 달성시 2년 총액 25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김현수의 연봉은 10억원이었고, 연평균 계약금 12억 5000만원과 합친 22억 5000만원이 샐러리캡 금액이 됐다.

2020년 첫 FA 계약을 한 오지환은 4년 총액 40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24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연봉 6억원과 연평균 계약금 4억원을 합쳐 10억원이 샐러리캡으로 계산됐다.

올해 샐러리캡 기준으로 보면 김현수(22억 5000만원), 박해민(14억원), 오지환(10억원)에 비해 박동원은 8억원으로 페이롤을 줄여준 것이다.

LG는 박동원의 배려로 올해 샐러리캡 상한액을 지켰지만, 내년에는 샐러리캡 상한액이 넘어갈 것이 확정적이다. 내년에는 선수단 연봉이 크게 늘어날 처지다. 차명석 단장은 2024년 LG의 상위 40명 연봉이 샐러리캡을 넘을 것으로 미리 준비하고 있다.

방출 등으로 팀을 떠난 선수들의 줄어드는 연봉 보다 FA 계약과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재계약 대상자들의 연봉 인상 금액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오지환은 21일 6년 최대 124억원(계약금 50억원, 연봉 총액 50억원, 옵션 24억원)에 2번째 FA 계약을 했다. 계약금과 연봉이 늘어난다. 임찬규는 21일 4년 최대 50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총액 20억원, 옵션 24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임찬규의 올해 연봉은 1억 7000만원이었는데, 내년에는 연평균 계약금, 연봉, 옵션까지 수 억원이 추가된다.

올해 연봉 1억원의 함덕주와 연봉 1억 8000만원인 김민성의 FA 계약도 남아 있다. 29년 만에 정규 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LG 선수단의 주축 선수들의 연봉도 인상될 것이다. FA 박동원의 연봉도 올해 3억원에서 대폭 뛰어오를 것이다.

한편 KBO는 114억 2638만원이 샐러리캡 상한액은 2023시즌부터 2025시즌까지 3년간 유지된다. 이후 샐러리캡 상한액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재논의 하기로 했다. 그러나 구단들마다 샐러리캡 상한액을 위반할 처지가 되자, 당장 내년 1월에 단장들이 참석하는 KBO 실행위원회에서 샐러리캡 상한액 개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샐러리캡을 초과해 계약하는 경우,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 해야 한다. 2회 연속하여 초과 시는 초과분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으로 납부해야 하며 다음 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3회 연속하여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제재금을 납부해야 하고 다음연도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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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