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와 계약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최대 거물 FA 오타니 쇼헤이(29)가 행선지로 LA 다저스를 선택했다.  10일(한국시간) 새벽 자신의 SNS를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했다고 직접 발표했다. 대리인의 발표에 따르면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240억 원)의 초대형 금액이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 북미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액이다.

미식축구(NFL) 캔자스티스 쿼터백 패트리 마홈스가 2031~2032시즌까지 맺은 5억3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기존 메이저리그 최고액은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이 받은 4억2650만 달러였다. 유럽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2017년 11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스페인 1부리그 바르셀로나와 4년간 약 5억5500만유로(약 7888억 원)보다 많다. 물론 1년으로 쪼개면 메시가 월등히 앞서지만 총액 기준은 오타니가 많다.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투웨이(이도류) 스타인지라 FA 자격을 얻은 이후 오타니의 행선지를 놓고 한달 넘게 설왕설래했다. 온갖 억측이 나돌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행이 유력하다는 오보까지 나와 기자가 사과까지 했다. 다저스가 가장 유력한 구단으로 떠올랐고 실제로 사상 최고액의 대우를 받고 파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일본열도도 일요일 빅뉴스에 엄청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언론들도 새벽부터 오타니 계약을 모두 톱기사로 내거는 등 오타니 관련 기사로 도배하고 있다. 전세계 프로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대우를 받았다며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이 가운데 일본야구전문매체 '풀카운트'는 오타니가 다저스를 선택한 5가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끓었다.

첫 번째는 LA 다저스가 우승할 수 있는 구단이라는 점이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2013년부터 10회 우승, 11연속 가을무대 진출했다는 점이다. 리그 우승을 2017년, 2019년, 2020년 3회이며 월드시리즈 우승은 2020년 이루였다. 반면 오타니는 가을야구 경험이 없다. 다저스를 월드챔피언으로 이끄는 것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명타자 자리가 비었다는 것이다. 2022시즌 저스틴 터너, 맥스 맨시가 나섰고 2023시즌은 JD 마르티네스와 1년 계약을 맺었다. 이 자체가 오타니 영입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마르티네즈는 110경기 33홈런 103타점을 올렸는데 퀄리파잉오퍼를 제시하지 않았다. 사실상 지명타자 자리를 비워두고 오타니 영입에 올인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LA 다저스의 여유있는 페이롤로 결정의 한 배경으로 설명했다. 빅마켓 로스앤젤레스를 본거지를 두고 있고 이번 시즌 팀 총연봉 2억4002달러로 전체 6위였지만 최근 단골 1위였다는 것. 그런데 오타니 영입에 대비해 내년 총 연봉을 1억2291만 달러로 살림규모를 줄였다. 오타니에게 연봉 7000만 달러를 주어도 사치세 기준(2억3700만 달러)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저스가 고교시절부터 자신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보였던 점도 거론했다. 다저스는 이와테현의 하나마키 히가시 고교 1학년부터 오타니에게 관심을 가졌다. 오타니 NPB 진출을 최종 결정하기 직전까지 다저스와 계약 의사도 있었다는 것이다. 2017년 메이저리그 진출때도 유력한 영입후보였고 클레이튼 커쇼까지 만났다.  아울러 2022시즌부터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를 도입해 오타니의 투웨이 기용이 가능해진 점도 작용했다.

마지막으로는 다저스의 튼튼한 의료지원도 꼽았다. 다저스의 팀 닥터가 지난 9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수술 뿐만 아니라 2018년 10월 팔꿈치 인대 수술 담당의사였다는 인연이 있다. 물리치료사도 2018년 팔꿈치 수술, 2019년 왼 무릎 수술때도 재활을 도와주기도 했다. 완벽한 재활을 하기 위해서도 다저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sunny@osen.co.kr

[OSEN=이선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