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한국인 타자들의 서열을 놓고 토론을 벌이다 ‘추강대엽’이 유행어가 돼 있다. 추신수>강정호>이대호>이승엽 순서라는 의미다.

네 선수가 메이저리그, 일본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각각 활약한 무대가 다르고, 시기도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야구팬들은 가장 상위 리그인 메이저리그에서의 성적에 가중치를 두고, 일본프로야구와 KBO리그 성적을 상대 비교를 한다.

그렇게 해서 유일하게 메이저리그에서 뛰지 않은 이승엽이 제일 뒷자리다. ‘추강대엽’은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닌 각자 평가기준이 다름의 문제다. 네 선수 모두 뛰어난 타자다.

이대호는 지난 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이대호 [RE:DAEHO]'를 통해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최고의 타자로 꼽았다.

현역 시절 '국민타자'라고 불렸던 이승엽 감독은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레전드다. 선동렬(해태), 최동원(롯데), 이종범(KIA)과 함께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40인 TOP4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개인 통산 홈런 1위(467개),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1위(2003년 56개)를 비롯해 최연소 100홈런(22세 8개월 17일), 최연소·최소 경기 200홈런(24세 10개월 3일, 816경기), 최연소·최소 경기 300홈런(26세 10개월 4일, 1075경기), 7년 연속 시즌 30홈런 등의 다양한 홈런 관련 기록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이승엽 감독은 골든글러브를 10회(1997~2003, 2012, 2014, 2015년), 정규시즌 MVP를 5회(1997, 1999, 2001~2003년) 수상했다. 자신의 은퇴 경기였던 2017년 10월 3일 대구 키움전에서 상대 선발 한현희에게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입증했다.

이대호는 "솔직히 방망이만큼은 이승엽 형님을 깰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홈런 치는 건 우리 승엽이 형이 최고다. 그건 인정하자. 그러면 엽이 맨 앞에 가야 한다"고 했다.

또 "승엽이 형이 홈런을 치는 기술만큼은 우리나라 1등이다. 체구가 크지 않지만 밀어서 칠 수 있고 한 시즌 56홈런을 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거다. 저도 타격 7관왕을 달성했던 그 해 44홈런을 때렸다. 그것도 진짜 많이 쳤다고 생각했는데 한 시즌 50개 이상 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이승엽 감독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대호는 이승엽 감독에 이어 추신수를 두 번째로 꼽았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 2할7푼5리(6087타수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를 기록하는 등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이대호는 "신수는 미국에서 정말 좋은 성적을 냈고 아시아 선수로서 오랫동안 좋은 기록을 많이 냈기 때문에 인정한다"면서 "신수는 장타를 치려고 마음먹으면 진짜 멀리 칠 수 있다. 1번 타자이기 때문에 출루에 초점을 맞췄을 뿐 멀리 치려고 마음먹으면 저보다 더 멀리 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수가 한국에서 야구했으면 출루율 타자가 아닌 홈런 타자가 됐을 거다. (장타를 때려낼 수 있는 능력을 가졌지만) 출루에 초점을 맞춘 게 대단하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승엽과 추신수) 다음엔 제가 붙어야지"라며 자신을 세 번째 타자로 꼽은 이대호는 마지막으로 "강정호는 우리나라에서 정말 최고의 선수였다. 빠른 공에 최적화되어 있는 스윙이다. 손목 힘과 포인트가 좋다. 반면 변화구 대처 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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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손찬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