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끝내기에는 아깝다. 한화에서 방출된 ‘노토바이’ 외야수 노수광(33)의 현역 연장 의지는 굳건하다. 또 다른 기회를 기다리며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

노수광은 지난달 24일 한화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시즌을 마친 뒤 서산에서 잔류군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한화와의 인연은 아쉽게도 여기까지였다.

노수광은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결정을 받아들인 뒤 “몸 상태는 아픈 데 없이 좋다. 운동을 계속하고 있고,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았다. 뛰는 게 괜찮고, 타격 연습도 많이 했다. 아직 충분히 선수로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1군에선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2군에서 경기에 계속 나섰고, 연습도 후배들과 똑같이 다했다”고 말했다.

올해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5푼(20타수 7안타)에 출루율 5할대(.519)로 활약하며 개막전 1번타자로 시작한 노수광은 그러나 30경기 타율 2할2푼1리(77타수 17안타) 13볼넷 출루율 3할2푼6리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5월14일 문학 SSG전 7회 대주자로 나선 게 1군 마지막 출장으로 5월15일 2군에 내려간 뒤 1군 콜업을 받지 못한 채 시즌이 끝났다.

퓨처스리그에선 39경기 타율 2할9푼8리(114타수 34안타) 15타점 22볼넷 출루율 4할3리를 기록했다. 어린 후배들과 같이 땀 흘리며 누구보다 열심히 성실하게 훈련에 임했다. 한여름 더위에도 낮에 얼리조로 타격 훈련을 자청하기도 했다. 그는 “심적으로 힘들었지만 마음을 다잡고 기회가 올 거라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돌아봤다.

비록 올 시즌은 아쉬웠지만 노수광은 한때 리그를 대표하는 준족 외야수였다. 지난 2013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뒤 KIA, SK 그리고 다시 한화로 3번 트레이드되며 1군 10시즌 통산 770경기 타율 2할6푼9리(2348타수 631안타) 28홈런 220타점 378득점 237볼넷 123도루 출루율 3할4푼1리를 기록했다.

2018년 SK에서 135경기 타율 3할1푼3리(515타수 161안타) 8홈런 53타점 93득점 48볼넷 25도루 출루율 3할8푼3리로 활약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2019년에는 개인 한 시즌 최다 27도루를 했다. 2020년 6월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고향팀 한화로 돌아와 올해까지 3년 반을 뛰었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노수광은 “한화에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성적이 안 좋았다 보니 응원해주신 팬분들께도 죄송한 마음밖에 없다”며 “또 다른 팀에서 다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내가 할 수 있는 치고 달리는 야구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부분은 여전히 자신 있다. 연락을 기다리면서 개인 운동을 하고 있겠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34세가 되지만 여전히 주력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아직 쓰임새가 충분하다. 내년부터 KBO리그도 메이저리그처럼 ‘피치 클락’이 도입되는데 투수의 견제도 타석당 2회로 제한된다. 3번째 견제구에 주자를 잡아내지 못하면 보크로 처리됨에 따라 발 빠른 선수들이 득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점에서도 노수광의 현역 연장을 기대할 만하다. 빠른 발뿐만 아니라 누구나 인정하는 성실함을 가진 노수광의 절실함이라면 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향팀 한화를 다시 떠난 노수광에게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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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