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정도면 소설로도 안 쳐줄 것 같다. 중국 언론이 한국이 자국 대표팀을 견제해서 태국과 월드컵 예선서 힘을 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소후'는 2일(한국시간) "한국 축구 대표팀이 중국 축구 대표팀을 의도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서 일부러 태국과 월드컵 예선 경기서 힘을 뺄 수 있다"라면서 "일부러 태국에 승점을 얻게 해서 중국을 탈락시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축구는 최근 질적인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한국,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이란 같은 국가들 밑에는 위치했으나 최근에는 확연히 뒤떨어졌다. 11월 A매치 직후 발표된 FIFA 랭킹에서 중국은 79위로 오만(74위)보다 낮다.

아시아 축구연맹(AFC) 국가 중에서 중국은 전체 11위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서 아시아에 배치된 티켓수 8.5장을 생각하면 얼마나 약한지를 알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세대 교체 실패로 인해 대표팀 평균 연령이 30대가 넘는 상황이다.

중국은 한국, 태국, 싱가포르와 함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에 속해있다. 1차전 태국 원정서 2-1로 승리했으나 2차전 홈에서 한국에 0-3으로 완패했다. 이는 역대 한중전 최다 점수차 패배이다.

객관적인 전력을 토대로 이미 한국은 논외의 존재라는 평가. 태국전 승리 이후 내심 한국전 승리를 기원하던 중국도 현실을 자각하고 2위 싸움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 원정서 지더라도 태국만 잡으면 무난하게 3차 예선까지는 갈 수 있다는 것.

태국과 중국의 2위 다툼은 계속 이어진다. 먼저 3월 A매치서 태국과 한국과 홈원정 2연전, 중국은 싱가포르와 홈원정 2연전에 나선다. 중국이 상대적인 약체와 맞붙지만 태국은 조 1강으로 평가받는 한국과 격돌이라 일정의 난이도 차이가 있다.

이런 상황서 중국에서는 황당한 주장이 이어졌다. 소후는 "한국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전에서도 심판 판정 덕을 보지 않았다곤 말 못한다. 한국과 경기에서 심판이 정상인 일은 있을 수 없다"라면서 "2002 한일 월드컵을 잊지 마라"고 폄하했다.

명백한 패배에도 판정에 대한 불만을 터트린 소후는 "한국이 강하긴 하다. 그래서 조 1위는 무리다. 홈 경기서도 0-3으로 패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조 2위로 진출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무시하고 태국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서 소후는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태국을 원정서 잡았기에 우리 중국이 유리한 고지에 섰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 된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과거 중국에 한 것을 생각하면 고의로 태국에게 승점을 내줘 우리를 탈락시키려고 할 수 있다"고 망상을 이어갔다.

소후는 "한국이 태국과 2연전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런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싱가포르를 두 경기 모두 잡아야 한다. 그리고 태국과 홈 2차전도 이기면 한국이 아무리 우리를 견제하려고 해도 3차 예선에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태국과 대결서 로테이션을 가동하거나 승부 조작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것. 애시당초 견제할 이유도 없지만 한국도 아직 3차 예선 진출을 확정하지 않았기에 누가 봐도 터무니 없는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전이 끝난 이후 심판 판정에 대한 논란부터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조직적으로 중국을 견제한다는 황당 한 음모론을 이어가던 중국. 여기에 아예 한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태국을 상대로 승점을 고의로 내줄 수 있다는 수준 이하의 주장으로 스스로에게 먹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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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