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 LG 트윈스는 이호준 타격코치를 박수치며 떠나보낸다. 이호준 타격코치는 SSG의 신임 감독으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SSG 감독은 현재 공석이다. 지난해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달성한 김원형 감독이 계약 기간을 2년이나 남겨두고 경질됐다. SSG는 올 시즌 3위로 마쳤고,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NC에 3연패로 무기력하게 탈락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도중 김원형 감독과 3년 총액 22억원에 재계약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SSG 구단은 김원형 감독과 계약 해지를 하며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후 SSG는 새로운 감독 후보군을 만들었다. 2000년대 중반 SK 왕조를 이끌었던 이호준 LG 타격 코치를 유력 후보로 올렸고, 이호준 감독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SG 구단은 이호준 코치가 최종 후보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호준 감독 내정 보도가 나온 뒤에는 ‘아직 면접을 보지는 않았다. 다른 후보들과도 면접을 봐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LG 내부에서는 이호준 타격코치가 SSG의 연락을 받았고, SSG 감독으로 떠날 것으로 보고 있다. LG 구단은 이호준 타격코치가 떠나는 것은 아쉽지만, 박수치며 보내줄 생각이다.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숙원을 풀었기에 핵심 코치가 팀을 떠나는 것이 크게 부담되지는 않다.

차명석 단장은 13일 한국시리즈 우승 후에 취재진과 이야기 도중 “이호준 코치에게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SSG로 떠날 것을 짐작하고 있었다.

염경엽 감독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염 감독은 후배가 친정팀 감독으로 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뜻을 보였다. 염 감독은 "(제안이 왔을 때) 잘 판단하라고 했다. 도전을 한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초보 감독이 실패하지 않도록 감독 선배로서 그동안 경험이 쌓인 매뉴얼 등 물심양면 지원해주겠다고 했다.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시즌이 끝났고, 이제 SSG 신임 감독의 발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orange@osen.co.kr

[OSEN=잠실,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