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사이드암 투수 정우영이 감독과 면담을 통해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당분간 퀵모션과 변화구 테스트로 재정비 시간을 갖는다.

정우영은 8월 들어 5경기에서 3이닝 6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피안타율이 무려 5할(18타수 9안타), 평균자책점은 12.00이다. 7월에 8경기 8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13으로 안정되는 듯 했으나 최근 너무 부진했다.

지난 12일 키움전에서 사구, 안타를 맞고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교체됐고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삼성전에서는 1아웃을 잡으며 2피안타 2볼넷 2실점을 허용했다.

시즌 성적은 50경기에서 4승 4패 11홀도, 평균자책점이 4.43까지 치솟았다.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다.

염경엽 감독은 15일 대구 삼성전에 앞서 "정우영과 면담을 했다.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나머지 시즌도 중요하고, 아시안게임도 중요하니까. 선수도 느끼는 것이 있더라. 1군에서는 경기를 해야 되니까 테스트하기가 힘들다. 2군에서 가서 테스트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더라. 나랑 생각이 같았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은 2군에서 슬라이드 스텝을 더 연마하고, 변화구로 커브, 체인지업을 연습할 것이다. 염 감독은 "투심만 갖고서는 결과가 안 나온다. 한계점에 온 것이다. 투심이 154km까지 구속은 나오는데, 투심 하나로는 안 된다. 1~2년은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제 타자들이 적응을 했다. 커브나 체인지업이 있어야 자기가 생각하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진 비율이 확 떨어졌고, 투구수가 확 늘어났다. 타자가 컨택이 많이 되며 파울이 많아져 투구수가 늘어난다. 커브든 체인지업이든 하나가 제대로 만들어지면 투심의 효과는 훨씬 커진다. 또 포심도 던져야 한다. 154~155km 포심을 하이볼로 던지면 충분히 효과적이다"고 설명했다.

정우영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퀵모션을 빠르게 하는 투구폼으로 변화했고, 변화구 구종 추가를 시도해 왔다. 그러나 시즌에 들어가서 잘 이뤄지지 않았다.

염 감독은 "선수 생각이 좀 바뀌어 간다. 타자가 쳐서 운 좋게 야수 정면으로 가면 아웃을 잡고, 빠져나가거나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 헤매게 된다. ERA가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단기간에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최근 이정용의 변화를 보면 가능하다. 염 감독은 "이정용은 포크볼 하나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정용이도 초반 불펜 승리조를 하면서 블론도 많이 하고 방어율도 높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갖고는 한계에 도달한 것이다. 투구수 늘어나고 삼진률 떨어지고 피안타율 높아지고 블론을 했다. 포크볼이 하나 추가됐을 뿐인데 6이닝을, 투구수를 이닝당 15개로 줄일 수 있는 투수로 확 바뀌었다. 아마도 그걸 보고 우영이도 느끼고, 도전하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당장 남은 시즌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넘게 정우영의 커리어를 위해 중요한 도전이고, 변화해야 된다. 투심 하나도 리그 최고의 셋업맨 자리에 오른 정우영의 새로운 도전이다.

염 감독은 "김경태 투수코치랑 고생 많이 했다. 지금까지 노력한 과정에 있기 때문에 2군 가서 테스트를 하면 금방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10일 뒤에 올라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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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구, 한용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