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응원가를 등에 업은 두산 정수빈(33)이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시즌 첫 6연승을 이끌었다.

두산 베어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9차전에서 10-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전 기선제압과 함께 이승엽호 출범 후 첫 6연승을 질주하며 시즌 39승 1무 36패를 기록했다. 두산이 6연승을 거둔 건 2021년 9월 24일 광주 KIA전 이후 651일 만이다.

승리의 주역은 정수빈이었다.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볼넷 3득점 활약을 펼쳤다.

3회 내야안타, 5회 볼넷으로 몸을 푼 정수빈은 2-0으로 앞선 7회 1사 1루서 우전안타를 친 뒤 양의지의 적시타 때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이후 4-0으로 리드한 8회 1사 1, 3루서 2타점 우전 적시타로 6득점 빅이닝 서막을 열었다. 정수빈의 한 경기 3안타는 6월 25일 고척 키움전 이후 12일 만이었다.

정수빈은 경기 후 “최근 타격감이 좋았는데 결과가 많이 안 좋았다. 그래도 계속 그 감을 유지하면서 경기에 임했는데 다행히도 잘 맞았다”라며 “방망이라는 게 하루하루 많이 다르다. 그냥 하루살이라고 표현을 해야 하나. 그저 매일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정수빈에게 이날 경기가 특별했던 또 다른 이유. 두산의 여름 복고 이벤트인 ‘렛-두로 씨리즈’를 맞아 지금은 저작권 문제로 인해 쓸 수 없는 그의 과거 응원가가 흘러나왔기 때문. 정수빈이 타석에 등장할 때마다 팝송 ‘Surfing Usa’가 울려퍼졌고, 두산 팬들은 목청껏 ‘날려라 날려 안타 두산의 정수빈’을 외쳤다.

정수빈은 “옛 응원가가 나오는 순간 신인 시절 느낌을 받았다. 짜릿했다”라며 “역시 그 응원가를 들을 때 힘이 많이 난다. 앞으로 계속 나왔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정수빈은 6년 56억 원 FA 계약 3년차를 맞아 이전 2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가을이 아닌 봄, 여름에도 제 역할을 수행하며 75경기 타율 2할6푼4리 19타점 16도루 34득점의 준수한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정수빈은 “성적으로는 좋다고 말할 수 없는데 그래도 올해 1번에서 빠지지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 열심히 뛰고 수비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 이런 부분이 경기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비결을 전했다.

여름을 맞아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을까. 정수빈은 “나도 사람인지라 힘들 때도 있고 쉬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데 아직 타격이 부족하다”라며 “그 외적으로는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방망이가 안 되면 수비로 보탬이 되려고 한다. 체력이란 게 마음가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내가 힘들지 않다고 생각하면 안 힘든 거고 힘들다고 생각하면 힘든 것이다. 야구가 잘 되면 안 힘들고 안 되면 힘들다”라고 말했다.

정수빈은 “오늘 승리로 6연승에 성공했다. 팀이 이전까지 안 좋았다가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고 선수들도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지금 분위기 타서 최대한 많이 이기려고 해야 한다. 전반기 끝날 때까지 지금 분위기 이어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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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후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