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을 이끈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와 라스 눗바(26·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만났다.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인절스-세인트루이스전을 앞두고 두 선수가 조우했다. 오타니가 불펜 피칭을 위해 외야로 가던 중 눗바가 나타났다. 지난 3월 WBC 우승 이후 처음 만난 두 사람은 반갑게 악수하며 포옹한 뒤 4분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닛칸스포츠’를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눗바는 전날(2일) 휴식일에 오타니에게 연락을 취했다. 두 팀 모두 휴식일로 경기가 없는 날이었고, 눗바는 오타니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에게 문자를 보내 식사를 제안했다.

하지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눗바는 “오타니는 잠을 잘 자는 사람이다. 어제 밥을 먹으러 가자고 연락했더니 잠을 자고 있다고 하더라”며 웃은 뒤 “오타니는 슈퍼스타이지만 잘 꾸미지 않는다. 평범하고 겸손하며 멋진 사람이다. 물론 훌륭한 야구선수”라고 이야기했다.

오타니는 수면을 무척 중요시하는 선수로 잘 알려져 있다. 일본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 시절인 지난 2017년 3월부터 침구 회사와 계약해 자신의 몸에 맞는 침구를 제공받으며 수면 관리를 철저히 한다. 하루 8~9시간 잠을 자며 피로 회복을 한다.

서부에서 동부로 옮기며 시차가 있는 지역으로 이동할 때는 언제 잠을 잘지 며칠 전부터 미리 계획을 해놓는다. 4월 마지막 일정이 17연전으로 길었고, 오타니는 눗바와 식사 대신 세인트루이스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며 컨디션 조절을 우선시했다.

한편 오타니는 3일 경기에 결장하며 휴식을 취했다. 시즌 두 번째 결장. 전날 휴식일에 이어 이틀을 푹 쉬며 재충전한 오타니는 4일 세인트루이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캠프 때부터 이틀 연속 휴식을 계획했다. 이번이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했고, 오타니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4일 경기에선 오타니와 눗바와 투타 맞대결이 이뤄질 수 있다. 눗바는 “재미있는 대결이 될 것이다”면서도 “오타니와 계속 맞붙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눗바는 올 시즌 16경기에서 타율 2할3푼1리(52타수 12안타) 2홈런 6타점 16볼넷 17삼진 출루율 .412 장타율 .365 OPS .777을 기록 중이다. 아직 오타니와 맞대결한 적은 없다. /waw@osen.co.kr

[OSEN=이상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