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첫 명단이 공개됐다. 손흥민과 이강인, 김민재 등 기존 해외파 주축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K리거 12명이 승선했고, 김건희·박태준·김민수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모레노 감독은 약 1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며 과거의 명성보다 현재 경기력을 중심으로 선수를 뽑았다고 밝혔다.
모레노 감독은 14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10월 A매치 기간에 열리는 평가전 4경기에 나설 국가대표 30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손흥민(LAFC), 김민재(뮌헨), 황희찬(샬케) 등 해외파 주축 선수들은 예상대로 명단에 포함됐다.
K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온 선수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김건희(인천), 박태준(김천), 김봉수(대전), 김태현(전북) 등이 발탁됐고, K리그1 선두 FC서울에서는 미드필더 정승원과 골키퍼 구성윤이 선택을 받았다.
김건희와 박태준, 스코틀랜드 레인저스에서 뛰는 미드필더 김민수는 생애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K리거는 모두 12명이다.
반면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거론됐던 전북 현대의 이승우는 모레노 감독의 첫 선택을 받지 못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명단과 비교하면 기존 선수 7명이 빠지고 11명이 새롭게 합류했다.
양현준(셀틱), 김진규(전북),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지성(스완지시티), 이기혁(강원FC),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김문환(대전하나시티즌)이 이번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 가운데 양현준과 배준호, 엄지성, 이기혁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에 차출됐다. 카스트로프는 부상으로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고, 김문환과 김진규는 부상에서 막 복귀한 상태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모레노 감독 체제 첫 경기를 치른다.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한다.
이어 다음 달 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와 맞붙고, 6일에는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이번 소집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침체된 한국 축구가 분위기를 바꿀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월드컵 이후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지면서 한국 축구를 향한 여론도 악화한 상황이다.
모레노 감독은 이번 4경기와 11월 예정된 2경기까지 총 6경기를 우선 지휘한다. 이후 성과 등에 따라 계약 연장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전날 입국한 모레노 감독의 취임식을 겸해 열렸다. 명단 발표에 앞서 모레노 감독과 코치진 9명이 취재진 앞에서 처음 인사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선발 과정에서 '현재 경기력'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수 선발은 복잡한 과정이다. 좋은 선수가 많고 자격이 충분한 선수 중에서 함께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다"며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것은 축구적인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 17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수들을 추렸다. 대표팀의 축구 모델에 가장 잘 맞는 플레이 스타일, 특성 등을 고려해서 명단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선발의 기준은 명확하다. 과거 명성이나 경기력이 아니라 현재 경기력"이라며 "공수 균형 잡힌 선수를 원한다. 또한 국가대표에서 뛰고 싶다는 열정이 가득한 선수를 원한다. 계속해서 선수들을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 9∼10월 A매치 축구대표팀 명단(30명)
▲ GK= 조현우(울산) 김승규(도쿄) 송범근(전북) 구성윤(서울)
▲ DF= 설영우(아우크스부르크) 최준(서울) 김태현(전북) 이한범(브루게) 조위제(전북) 김건희(인천) 김민재(뮌헨)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조현택(울산)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 MF= 박진섭(저장) 김봉수(대전) 황인범(포르투) 이재성(마인츠) 박태준(김천) 백승호(버밍엄)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정승원(서울) 김민수(레인저스) 송민규(나시오날) 황희찬(샬케)
▲ FW= 손흥민(LAFC) 이동경(울산) 오현규(베식타시) 조규성(미트윌란) 오세훈(시미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