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등 주요 대회의 상업권을 관리할 별도 법인을 설립한 뒤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월드컵의 사업 가치를 활용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려는 시도지만, 유럽축구연맹(UEFA)은 "축구는 팔 수 있는 자산이 아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28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FIFA는 상업·대회 운영을 전담하는 신설 법인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FIFA는 이 법인의 기업가치를 약 200억달러(약 29조원)로 평가하고, 소수 지분을 매각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투자 유치 자문사를 맡고 있으며, 조슈아 쿠슈너가 이끄는 투자펀드 '스라이브 이터널(Thrive Eternal)'이 주요 투자자로 거론된다.
논의 중인 안에 따르면 FIFA는 신설 법인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과반 지분을 보유하고, 민간 투자자는 초기 단계에서 20~30% 수준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FIFA 산하 211개 회원 협회에도 약 20%의 지분이 배분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달한 자금은 회원 협회 지원과 축구 발전 사업에 재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은 중계권과 스폰서십 등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FIFA의 상업적 가치를 활용해 추가 성장 재원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FIFA는 2022~2026년 사이 약 150억달러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으며, 월드컵 중계권과 후원 계약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UEFA는 즉각 공개 성명을 내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UEFA는 "축구는 소유물도, 판매 대상도 아니다"라며 "축구의 거버넌스와 정신은 거래 가능한 자산이 아니며, 특히 누가 재정적 이익을 얻는지조차 투명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축구 행정기구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민간 자본이 유입될 경우 투자 수익을 높이기 위해 월드컵 참가국 확대나 개최 주기 단축 등 상업성을 우선하는 요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내부적으로 이번 거래를 "FIFA를 사는 것"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FIFA는 이에 대해 "축구 운영과 관련한 모든 의사결정 권한은 FIFA가 계속 보유할 것"이라며 "FFE는 회원 협회를 위한 투자 플랫폼일 뿐이며, 관련 계획은 회원국들의 승인 절차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