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이 한미 통산 200승 고지에 올랐다. 한국인 투수가 프로 리그 기준으로 200승을 달성한 것은 송진우 전 한화 투수 이후 두 번째다.
류현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한화가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5승째를 거뒀다. 시즌 성적은 5승 2패가 됐다.
이날 승리로 류현진의 KBO리그 통산 승수는 122승으로 늘었다. 여기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거둔 78승을 더해 한미 통산 200승을 채웠다.
한국인 투수의 프로 통산 200승은 2009년 은퇴한 송진우의 210승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류현진이 데뷔한 2006년은 송진우가 KBO리그 최초로 200승을 달성한 해이기도 하다.
경기 뒤 한화 구단은 류현진의 200승 달성을 기념하는 축하 영상을 준비했다. 가족들과 함께 영상을 본 류현진은 "영상을 보고서야 알았다"며 "그만큼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아이들 앞에서 아빠로서 이런 기록을 세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2006년 데뷔 첫 승의 기억도 떠올렸다. 그는 "그때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신경현 선배의 포수 미트만 보고 자신 있게 던졌다"며 "이제는 반대로 내가 타자를 생각하며 마운드에서 싸우게 됐다"고 했다.
송진우의 200승 장면에 대한 기억도 남아 있다고 했다. 류현진은 "송진우 선배님의 200승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그 영광스러운 기록을 내가 따라갈 수 있다는 게 기쁘다"고 했다. 이어 "신인 시절에는 200승이라는 숫자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관리를 잘해서 송진우 선배님의 210승 기록도 한번 깨보고 싶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승리를 묻는 질문에는 "오늘하고 첫 번째 승리"라고 답했다. 그는 "미국에서 첫 승리도 좋지만, 시작과 끝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대기록을 세운 날에도 류현진은 자신의 투구를 먼저 돌아봤다. 7회 2사 이후 3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온 장면을 두고 "벤치에서 7회에도 믿음을 주셨는데 그걸 실점으로 연결한 부분이 정말 아쉬웠다"고 말했다.
경기 중 3루수 노시환이 임종성의 땅볼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자 류현진은 순간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시환은 이닝이 끝난 뒤 류현진에게 사과했고, 경기 뒤에는 류현진의 아내 배지현 씨에게도 고개를 숙인 것으로 전해졌다. 류현진은 "시환이가 사과하길래 그냥 엉덩이를 툭 때렸다"며 웃었다.
류현진은 이제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을 더 앞세웠다. 그는 "개인적인 기록은 다 필요 없다. 오직 우승뿐"이라며 "올해 팀을 위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팬들을 향한 약속도 남겼다. 류현진은 "시간이 흘러 나이가 더 들면 구속은 떨어지겠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타자와 끝까지 싸울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투수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