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넷플릭스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일본 내 중계권을 독점한 가운데 '스포츠 보편적 시청권'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일본 소셜미디어(SNS)에선 넷플릭스 구독 취소 화면을 캡처해 공유하는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야구 대표팀 선수 오타니 쇼헤이. 사진은 지난 7일 한국과의 경기에서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모습. /뉴스1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이번 WBC는 지난 대회와 달리 일본 내 지상파 무료 중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23년 WBC 대회 당시 TV아사히와 TBS는 일본 대표팀의 7경기를 모두 생중계했다.

교도통신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WBC 시청을 위해 넷플릭스에 새로 가입했거나 예정인 응답자는 4.9%에 그쳤다. 지상파에서 중계했던 2023년 WBC 대회 당시 시청자 수는 9446만명에 달할 정도였지만, 이번 대회는 1000만명 수준의 넷플릭스 회원을 제외하곤 사실상 시청이 불가능한 구조였다.

경기 직후 일본 SNS에는 넷플릭스 구독 취소 화면을 캡처해 공유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기도 했다. 국민적 이벤트인 야구 대회를 누구나 쉽게 볼 수 없게 된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 기기 조작과 유료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5060 중장년층 야구팬들이 시청권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이는 중계권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주최 측인 미국 메이저리그(MLB)의 상업주의로 인한 결과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지불한 중계권료는 약 150억엔(한화 약 1400억원)으로, 이전 대회(약 30억엔)의 5배 수준이다. 그동안 WBC 중계를 맡아 지상파 방송사들은 경쟁에서 밀리면서 이번 대회를 방송하지 못했다.

중계권 독점 논란은 일본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를 방지하고자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올림픽·월드컵 등 주요 대회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법적으로 보장하는 '보편적 시청권'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대회의 지상파 중계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한 방송사의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단독 중계를 두고 비슷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