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스포츠계가 또다시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농구에 이어 메이저리그(MLB)에서도 경기 조작을 동반한 불법 베팅 사건이 드러났다.
9일(현지시각) 미 연방법원은 MLB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소속 마무리 투수 이매뉴얼 클라세와 선발 투수 루이스 오티스를 상대로 한 공소장을 공개했다.
당국에 따르면 두 선수는 경기 중 의도적으로 투구 속도를 늦추거나,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벗어난 공을 던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내 주요 스포츠 도박 플랫폼 '플레이북' 등에서는 투구 속도나 결과 등 세부 경기 요소에 금전을 걸 수 있는 베팅이 가능하다.
두 선수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조사 결과 특정 도박 조직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경기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공항에서 오티스를 체포했으며 클라세 역시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MLB 사무국은 올해 7월 두 선수의 비정상적인 경기 기록과 베팅 패턴을 인지하고 이들을 일시 출장정지시킨 뒤, 수사를 연방당국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리그 측은 "이들이 등판한 경기에서 통상보다 현저히 높은 금액의 베팅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불거진 도박 스캔들에 이어 발생했다. 앞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촌시 빌럽스 감독,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마이애미 히트에서 활약했던 데이먼 존스, 현역 선수 테리 로지어 등이 지난달 FBI에 의해 불법 도박 및 사기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미국에서 프로스포츠 도박에 대한 우려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지만, 2018년 연방대법원이 스포츠 베팅 금지법을 위헌으로 판단한 이후 온라인 베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 결과 경기 결과뿐 아니라 선수 개인의 세부 기록까지 베팅 대상으로 확대되며, 사기와 조작의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NBA와 MLB가 연이어 도박 사기 사건에 휘말리면서, 두 리그의 공정성과 신뢰도는 심각한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