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뉴스1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현재 협회장인 정몽규와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학교 초빙교수의 삼파전으로 치러진다. 새 협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는 다음 달 8일 치러진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정 협회장은 본격적인 선거 모드에 돌입하기 전, 다음 주 중으로 출마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체육회 규정상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만 연임할 수 있으나 재정 기여나 주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단체 평가 등 성과가 뚜렷할 경우에는 3선 이상에 도전할 수 있다. 정 협회장이 4선 연임에 도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앞선 11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정 협회장의 4연임 도전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그는 기자협회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유와 새로운 공약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협회장의 당선 가능성은 과거보단 적다.

축구 팬들은 물론 축구협회 노조에서도 정 협회장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그는 승부 조작 등 비리 축구인 사면 시도와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으로 비판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결과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장 출마를 선언한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뉴스1

경쟁자인 허 전 감독은 이날 정 협회장의 공정성을 비판했다. 허 전 감독은 성명을 통해 “무능과 도덕성은 더 이상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공정위만큼은 전혀 다른 판단을 했다”고 저격했다.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가 정 협회장의 4연임 도전을 승인해 준 것을 비판한 것이다. 허 전 감독은 공정위가 심사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과 김병철 공정위원장이 정 협회장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을 제기했다.

허 전 감독은 “속히 심사 평가표와 위원 명단을 공개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제대로 자격을 갖춘 위원으로 다시 공정위를 구성해 투명하고 공정한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연합뉴스

신 교수도 허 전 감독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신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 협회장 집행부의 상임 이사들은 한 달에 많게는 1500만원 적게는 800만원을 받는 등 상상 이상의 대우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이들은 이른 아침에 출근도 안 하고 (사무실에) 간혹 나와 회의에 참여하는데 퇴근도 자유롭다”며 “(비상임 이사들은) 시간 나면 회장님의 호위무사로 충성했다”고 꼬집었다.

비상임 이사 제도에 대해 신 교수는 “간혹 열리는 이사회에 참석해 거수기 노릇하며 주머니에 돈을 두둑하게 챙겨 갔다”도 했다.

이같은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게 신 교수의 공약이다. 그는 “정 협회장의 집행부가 거수기들에 지급하는 수십억원 규모의 자문료를 즉시 폐지할 것”이라며 “이 예산을 경제적 약자 신분인 유소년·유소녀 지도자들의 계약 조건 향상을 위한 비용으로 전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달 8일 있을 선거의 선거인단은 축구협회 대의원과 산하단체 임원, 지도자·선수·심판 등 축구인 약 200명이다. 새 협회장은 다음 달 22일 정기 총회부터 임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