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을 끝으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추추트레인’ 추신수(42·SSG 랜더스)가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22년 SSG의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꼽았다.

SSG 랜더스 추신수가 7일 오후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추신수는 7일 인천 연수구 경원재 앰배서더 인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에서 뛸 때 새벽부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하다”며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지만, 정말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시즌 중 부상을 당한 어깨를 수술해 보호대를 차고 기자회견에 나선 추신수는 “마지막 시즌 부상 때문에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 선수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며 “선수로서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을 인정하게 됐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추신수는 선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22년 SSG의 KBO리그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2018년 메이저리그(MLB) 아시아인 최장·텍사스 레인저스 최초 52경기 연속 출루 ▲2015년 7월 MLB 아시아인 최초 사이클링히트 ▲2009년 MLB 아시아인 최초 20홈런-20도루 달성 ▲2020년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텍사스 후보 선정을 꼽았다.

가장 아쉬운 시기를 묻는 질문에 텍사스에서 뛰던 2016년을 떠올린 추신수는 “당시 종아리,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손목, 허리 부상이 겹치면서 1년 가까이 쉬었다. ‘왜 나에게 이런 힘듦을 줄까’라는 생각까지 했다”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매년 오는 것보다 한 번에 오는 것이 낫겠더라”고 설명했다.

이날 은퇴 기자회견에는 같은 팀 소속 김광현과 최정도 참석했다. 김광현은 “추신수 선배는 내가 미국에서 돌아온 2022년, 내게 국내 복귀를 가장 강하게 요청했던 사람이었다”며 “추신수 선배의 제2의 인생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정은 “대선배님과 한 팀에서 야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며 “나중에 내가 은퇴할 때 꽃다발 주러 오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추신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인 타자다.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추신수는 고된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2020년까지 빅리그를 누비며 1652경기, 타율 0.275(6천87타수 1천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157도루를 올렸다. 출장 경기, 안타, 홈런, 타점, 도루 모두 ‘코리안 빅리거 최다 기록’이다. 20홈런-20도루 달성(2009년), 사이클링 히트(2015년) 등 MLB 아시아 최초 기록도 세웠다.

2020시즌 종료 뒤 MLB 구단의 영입 제의를 받았던 추신수는 2021년 한국프로야구 SSG행을 택했다. 추신수는 KBO리그에서는 4시즌만 뛰어 돋보이는 누적 기록(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51도루)은 작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타자 부문 최고령 기록을 모두 바꿔놨다. 한국에 오자마자 2021년에 21홈런-25도루를 기록해 최고령 20홈런-20도루 기록을 세웠다. 은퇴를 예고하고 시작한 2024시즌에는 펠릭스 호세(전 롯데 자이언츠)가 보유했던 KBO리그 최고령 타자 출장, 안타, 홈런, 타점 기록을 모조리 바꿔놨다. 추신수는 KBO 타자 최고령 출장(42세 2개월 17일), 안타(2024년·42세 1개월 26일), 홈런(2204년·42세 22일) 기록의 새 주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