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보조금법 위반 및 직장 내 괴롭힘 등이 확인된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은 3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진행된 배드민턴협회 사무검사 및 보조사업 수행점검 결과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체부는 배드민턴협회의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승강제리그와 유·청소년 클럽리그 사업’, ‘협회 임원의 운영업체 수수료 지급’ 등 보조금법 위반 사항과 관련해 위반액 환수 절차 착수 및 수사 의뢰를 진행했다.
이 국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회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 송파경찰서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면서 “보조금법 위반의 직접적 책임이 있는 회장에 대해서는 ‘해임’,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중징계’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보조금 환수 전체 규모는 89억~90억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해 정부 지원 사업으로 셔틀콕 등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구두 계약을 통해 약 1억5000만원 규모의 후원 물품을 받았다. 올해에는 1억4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기로 서면 계약한 상황이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렇게 전달된 후원 물품은 공식 절차 없이 지역에 임의 배부됐다. 작년에는 협회 공모사업추진위원장 소속인 태안군배드민턴협회로 4000만원 상당의 용품이 지급됐다.
아울러 문체부는 김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도 사실로 확인됐다며 10월 28일 관계기관에 신고 조치했다고 부연했다.
문체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초 김 회장이 소안도 워크숍 식사 자리에서 배드민턴협회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고 운전 수행 등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과 관련, 노무법인 조사 결과 모두 사실로 밝혀졌고 문체부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근로기준법’에 따라 김 회장을 관계기관에 신고했다.
문체부는 또 안세영(22·삼성생명)이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 획득 직후 지적했던 협회와 대표팀 운영 문제와 관련한 개선방안도 이날 발표했다.
문체부는 단·복식 특성에 맞는 맞춤 훈련을 위해 대표팀 코치진을 현재 13명에서 2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기존과 다르게 총감독 산하에 단·복식별 감독을 별도로 두고 코치 10명, 트레이너 6명, 영상팀 1명을 배정하는 방안이다.
문체부는 “선수의 부상 진단과 치료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하고, 협회 의무위원회를 활성화해 부상 진단 시 교차검증 등 자문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의료 공간·인력 등 인프라 확충도 약속했다.
사실상 불허하는 개인 트레이너에 대해서도 “2023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 이후 관련 제도가 정비된 대한축구협회 사례를 다른 종목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정우 문체부 조사단장(체육국장)은 “협회가 이번에도 고치지 않으면 자정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협회 모든 임원을 해임하는 관리단체 지정, 선수 지원 외 다른 예산 지원 중단 등 특단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