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서울 린가드가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뉴스1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의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한국의 축구장 잔디에 대해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린가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빈 스타 공격수다.

지난 29일 FC서울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의 화두 중 하나는 잔디 상태였다. 최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폭염과 폭우 등으로 잔디가 크게 훼손돼 흙이 고스란히 보이고 지면이 고르지 못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A매치를 소화했던 국가대표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경기력과 직결되는 문제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여러 차례 복구 작업을 했지만 여전히 잔디 상태는 좋지 못했다. 이에 선수들이 불규칙 바운드에 공을 놓치고 방향을 꺾으려다 넘어지는 상황도 자주 연출됐다.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FC서울과 수원FC의 경기, 경기장 관계자가 잔디를 보수하고 있다.뉴스1

린가드는 경기장 잔디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듣자마자 얼굴을 찌푸리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는 “잔디 수준이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사실 훈련장 상태도 굉장히 안 좋고, 경기장 상태도 굉장히 좋지 않다”고 했다.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내가 볼을 잘 잡아야 된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볼이 잘 올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여기서는 다음 플레이를 생각하기 전에 볼부터 잡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컨디션이다. 좋은 퀄리티가 나올 수가 없는 환경”이라고 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양팀 사령탑들도 잔디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수원FC의 김은중 감독은 “잔디만 좋았다면 골을 넣었을 것”이라며 직설적으로 말했다. 홈팀인 서울의 김기동 감독 역시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그라운드로 들어갔다가 깜짝 놀랐다. 선수들이 안 다친 게 다행”이라고 했다.

앞서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경기와 콘서트 등으로 올해 82억원을 벌어 들인 반면,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원만 투자한 사실이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 조사 결과 밝혀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