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손흥민./뉴스1

축구 경기와 콘서트로 올해 82억원을 번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잔디 관리에는 2억5000만원만 투자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설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이 올해 8월 말까지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에 지출한 금액은 총 2억5327만원이다. 이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이 축구 경기와 연예인 콘서트 대관, 주차 요금으로 올해 1∼8월까지 벌어 들인 수익 총 82억550만원에 비하면 비중이 상당히 작은 수준이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국가대표 A매치 경기로 9억9426만원, FC서울 경기로 11억3832만원, 콘서트 등 문화행사로 24억3447만원, 일반행사로 36억3846만원을 벌었다. 주요 대관 수입은 임영웅 콘서트가 14억3899만원, 세븐틴이 9억7758만원이었다. 9월 21∼22일 열린 아이유 콘서트는 포함되지 않는 액수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최근 열악한 잔디 관리 상태가 논란이 됐다.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전에선 선수들이 훼손된 잔디 탓에 패스 실수를 남발했고 부상 위험에 노출되기도 했다. 주장 손흥민은 당시 경기 후 “기술 좋은 선수들이 (잔디 때문에) 볼 컨트롤이나 드리블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10일 오만과의 2차전을 마친 뒤엔 “홈구장 잔디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이유 콘서트를 앞두고는 국민신문고 등에 “아이유 콘서트 당일 대규모 인파가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에 운집해 잔디 상태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콘서트를 취소하라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자 서울시는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내년부터 콘서트 등 문화행사는 ‘그라운드석 판매 제외’ 조건으로 대관을 허용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8월 잔디 보수 공사를 하고 있는 서울월드컵경기장./뉴스1

논란 끝에 다음 달 열리는 축구대표팀의 2024년 마지막 홈 경기가 상암이 아닌 용인에서 펼쳐진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날 “다음 달 15일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 장소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용인 미르스타디움으로 아시아축구연맹(AFC)에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지난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현장 실사를 통해 잔디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 상태로는 잔디 보식 등 여러 방안을 최대한 동원해도 이라크전까지 경기장 잔디 상태를 현격히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어 “세부 사항이 확인되는 대로 홈경기 장소 변경을 요청하는 공문과 관련 자료를 AFC에 제출할 것”이라며 “AFC는 조만간 현장 실사를 진행한 뒤 장소 변경에 대해 승인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