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중국에서 K리그에 복귀한 미드필더 손준호(수원FC)가 선수 생명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승부조작으로 불법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한 중국축구협회가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면서다. 당장 국내에 적용되지는 않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 징계 결과를 통보하면 국제적으로 적용되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수원FC는 FIFA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손준호를 경기에 출전시킬 예정이다.

수원FC의 손준호. /뉴스1

중국축구협회는 10일 “전(前) 산둥 타이산 선수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산둥 타이산과 선양 훙윈, 장쑤 쑤닝, 상하이 선화 등에서 뛰었던 선수 43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17명에겐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에게 적용한 죄목은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다. 자신의 직무상 편의를 이용,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적용된다.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다. 이후 형사 구류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았다. 당시에도 승부 조작 및 금품 수수 가능성이 거론된 바 있으나, 손준호 측은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이번 중징계를 FIFA가 인용해 대한축구협회(KFA) 등 회원 협회에 전달해 국제적으로 적용될 경우 손준호는 국가대표뿐만 아니라 K리그에서도 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는 해당국 축구협회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하면, 국제적으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수원FC 측은 중국축구협회의 발표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원FC는 FIFA가 KFA에 공문을 보낼 때까지 손준호를 경기에 출전시킬 예정이고, 11일 진행될 팀 훈련에도 정상적으로 진행시킬 예정이다. 축구계에서는 손준호가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도 나온다.

한편 손준호는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손준호의 에이전시인 NEST의 박대연 대표는 연합뉴스에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혐의로 확정해 발표한 ‘승부 조작’에 대해 “당황스럽고 납득할 수 없다”며 “기자회견을 열고 해야 할 이야기를 다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