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이 불합리한 관습‧제도 개선을 요구한 안세영의 의견을 경청하고 협회 운영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500 코리아오픈이 개막한 전남 목포체육관에서 “전체적으로 구세대의 관습은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예를 들어 국가대표 선발, 후원과 계약에 대한 규정을 모두 손봐야 한다”며 “선수가 국가대표 생활을 편하게 하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김 회장은 안세영 선수가 낸 의견에 대해 전부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안세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도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얼마나 (한이) 맺혔다는 것이겠느냐”며 “(협회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현재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보면 국가대표 은퇴선수의 국제대회 출전 허용 기준 여자는 만 27세, 남자 만 28세 이상이어야 한다.
당시 안세영은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운영 지침상 선수는 협회가 지정한 경기복 및 경기 용품을 사용하고 협회 요청 시 홍보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 규정은 ‘(신인선수 중) 고등학교 졸업 선수의 계약기간은 7년으로 한다. 계약금은 7년간 최고 1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면서 ‘입단 첫해 연봉은 최고 5000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연봉은 (3년 경과 전까지) 연간 7％ 이상을 인상할 수 없다’고 돼있다.
협회 임원진의 후원이 없다는 지적에 김 회장은 “배드민턴협회는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임원이 후원금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협회 정관에 임원에게 분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집어넣으면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사업으로 셔틀콕을 사들이면서 전체 30％에 달하는 물량을 이면 계약을 통해 추가로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후원 물품으로 받은 것인데 당시 변호사로부터 문제가 없다는 법리 해석을 받았다”고 답했다.
기념품 제작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의혹에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협회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엘리트 체육 인사들이 협회 행정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들이 제 눈과 귀를 가렸다”며 “이사회를 할 때마다 한 번도 제 의견이 관철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무능한 회장’이 안세영의 말로 선수들의 불편함을 알게 된 격”이라고 덧붙였다.
김학균 대표팀 감독에 대해서는 “수십 명의 선수들과 코치진을 지도하려면 여러 자질이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개인적인 성향이 많지 않았나 싶다”며 “올림픽 출전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잘하는 선수들과의 소통도 진짜 원활히 이뤄졌는지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