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사격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임실군청)는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한 이유에 대해 “비인기 종목을 더 알리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예지는 20일 전남 나주의 전라남도 국제사격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에서 취재진과 만나 광고, 드라마 등에 적극적으로 출연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파리 올림픽 사격 메달리스트 김예지가 20일 오후 봉황기 전국사격대회가 열리고 있는 전남 나주시 전라남도 국제사격장에서 언론 인터뷰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예지는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난 5월 국제사격연맹(ISSF) 바쿠 사격 월드컵 25m 권총 결선 당시 세계 신기록을 세우고도 영화 속 킬러처럼 무심하게 총을 내려놓는 모습으로 크게 화제가 됐다.

일론 머스크는 X에 “따로 연기할 필요가 없다. 액션 영화에 캐스팅하자”고 댓글을 남겼다. 김예지는 미국 NBC가 선정한 파리 올림픽 10대 화제성 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예지는 당시 “나는 운동선수”라며 액션 영화에 출연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김예지는 사격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마음을 바꿔 적극적으로 각종 광고, 드라마, 영화 등에 나서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예지는 “예능은 물론 게임회사, 미국 기업의 광고 등도 들어온 걸로 안다. 훈련과 경기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촬영할 계획이다. (영화와 드라마 등도) 해볼 의향이 있다”며 “사격에 좀 더 대중의 관심을 끌어오고 싶다”고 말했다.

사격 대표팀 김예지가 지난 5월 27일 충북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제33회 파리 올림픽 사격 국가대표 미디어데이' 훈련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스1

김예지는 “운동만으로 기록을 내고 사격을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격 같은 비인기종목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다고 해도 ‘반짝’ 인기일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내 이름은 잊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방송 활동을 하면 사람들에게 ‘사격 선수’라는 게 계속 인식되고, ‘사격 꼬리표’가 붙는다면 사격을 대중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거라고 봤다.

김예지는 22일로 예정된 대회 10m 공기권총 경기를 마친 뒤 일정으로 “23일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화보를 촬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광고 촬영 계획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김예지는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드러내며 “인기종목이 누리는 걸 우리는 받지 못했다. 후배들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광고·영화 촬영에 대해 일각에서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질문에는 “내가 쏜 거니 어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 변명할 생각은 없다”며 “그냥 내가 더 잘 쏘면 된다”고 대답했다.

다만 김예지는 본업을 소홀히 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예지는 “1년 뒤엔 세계선수권이 있고, 2년 뒤엔 아시안게임이 있다. 4년 뒤엔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이라며 당면한 주요 대회를 언급한 김예지는 “내 목표는 매번 나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