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이 7년 간 국가대표팀에서 막내 생활을 하며 청소, 빨래 등을 도맡았던 것으로 드러나자 배구선수 김연경의 과거 발언이 주목을 받았다.
김연경은 작년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다. 당시 유재석이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할 때 막내로 들어갔는데 어땠나”라고 묻자 김연경은 “쉽지 않았다. 그 당시에 선배님도 많이 있었고 규율이 심할 때여서 많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답했다.
유재석이 “그 당시에 선배들은 세탁기를 쓰고 막내들은 손빨래했다고 하던데”라고 묻자 김연경은 “이건 선배 언니들이 시킨 게 아니고 팀 자체 규율이었다. 그게 계속 전해져 내려오는 거였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이 “그때 1~2년 (이러한 생활을) 하다가 ‘내가 지금 빨래하러 온 건지 운동하러 온 건지 모르겠다’고 들이받았다던데”라고 하자, 김연경은 “연봉 협상할 때 그런 얘기를 했다. 배구하러 왔는데 배구보다 빨래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더 많이 쓰니까”라고 했다.
김연경은 “그때 당시에는 빨래를 다 모아서 후배들이 하는 시스템이었다”며 “빨래도 산더미처럼 많았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아침 식사 전에 청소해야 하는데 늦잠 자면 혼나기도 하고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내 발언으로) 그런 것들이 많이 개선되면서 선수들이 좀 더 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이게 그 당시 선배들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전해져 오는 전통처럼, 구습이라고 한다. 이런 구습은 다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안세영의 부모는 지난 2월 대한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안세영이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온전히 재활과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개선 사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세영은 중학교 3학년 때인 2017년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7년 동안 막내로서 일부 대표팀 선배들의 방청소와 빨래를 대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라켓 줄을 대신 갈기도 했다고 한다. 대표팀 코치진은 당장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는 답변했다고 한다.
앞서 안세영은 이달 초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인터뷰에서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부상 관리와 훈련 방식 등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협회는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16일 대표팀 감독, 코치, 트레이너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안세영은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각 선수가 처한 상황과 구체적인 부상 정도가 모두 다르기에 그에 맞는 유연하고 효율적인 지원이 이뤄지길 원했다”며 “현실에서 맞닥뜨린 상황은 전혀 그렇지 못해 크게 실망했고 안타까웠다”고 했다. 금메달을 따고 ‘작심 발언’을 한 뒤 11일 만의 입장 표명이다.
안세영은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넌 특혜를 받고 있잖아’의 말로 문제를 회피하기보다 ‘한번 해보자’, ‘그게 안 되면 다른 방법을 함께 생각해보자’라는 말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분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지금부터 협회 관계자분들이 변화의 키를 쥐고 계신 만큼 더 이상 외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