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22)이 실업 선수의 계약금과 연봉 상한, 스폰서십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인도 배드민턴 선수 푸사를라 벵카타 신두(29)가 지난해 상금을 제외한 광고와 스폰서십으로 약 10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 따르면 안세영은 지난해 월드투어 8개 대회 우승과 파이널 4강 진출로 상금 62만8020달러(한화 약 8억6000만원)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남자 단식 세계 1위였던 빅토르 악셀센(64만5095달러·약 8억8500만원)에 이어 전체 2위에 해당한다. 안세영이 현재까지 BWF 월드투어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 총액은 145만8291달러(약 20억원)다.

안세영의 현재 연봉은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입단 3년 차인 지난해까지 '계약금·연봉 상한제'를 적용받았다. 한국실업배드민턴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입단 첫해 연봉은 대졸 선수가 6000만원, 고졸 선수가 5000만원이 상한액이다. 이후 3년 차까지 연간 7% 이상 올릴 수 없다. 계약금은 각각 1억5000만원, 1억원을 넘길 수 없다.

안세영은 입단 1년 차인 2021년엔 연봉 5000만원을 받았고 연봉 상승률은 3년 차까지 매해 7%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3년 경과 후에는 구단과 선수 간의 협상에 따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으며, 안세영은 현재 입단 4년 차이므로 상한제 규정을 적용받는 상황은 아니다. 입상 포상금 등 각종 수당은 연봉과 별개로 수령할 수 있지만, 광고 수익은 계약금·연봉에 포함된다.

안세영의 지난해 수입은 약 9억원에 달하지만, 국제무대에서 경쟁하는 다른 선수와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세계 랭킹 13위 신두는 지난해 광고료와 스폰서십으로만 710만달러(약 97억원)를 벌어들였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신두의 지난 시즌 BWF 투어 상금은 5만4015달러(7409만원)로 전체 99위 수준이다. 100억원에 가까운 수익의 대부분이 광고료와 스폰서십을 통해 발생한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안세영은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의 개인 후원 및 실업 선수의 연봉·계약금 관련 규정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광고가 아니더라도 배드민턴으로도 경제적인 보상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폰서나 계약적인 부분을 막지 말고 많이 풀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배드민턴연맹은 계약 기간을 단축하고 계약금과 연봉 상한액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인상률의 경우 숫자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3년 차 이내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경우 인상률 제한을 면해주는 내용의 예외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