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승리한 스페인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적함대’ 스페인이 12년 만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정상을 탈환했다. 1964년, 2008년, 2012년에 이어 통산 4회 우승으로, 종전 최다 우승 공동 1위인 독일(3회)을 따돌렸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까지 제패하며 완벽한 부활에 성공한 모습이다.

반면 2회 연속 유로 결승에 진출하며 사상 첫 우승에 도전했던 잉글랜드는 또 다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특히 주장으로 생애 첫 트로피 획득에 도전했던 해리 케인은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고개를 떨궜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5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 베를린’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니코 윌리엄스와 미켈 오야르사발의 골을 앞세워 2대 1로 잉글랜드를 격파했다.

첫 골이 터진 건 후반전 시작 약 1분 만이다. 2007년생인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이 중앙을 파고들며 반대편으로 공을 보냈고, 쇄도하던 윌리엄스가 골문 하단 구석을 찔러넣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유로 2024 베스트영플레이어로 선정된 스페인의 신성 라민 야말. /연합뉴스

다급해진 잉글랜드는 후반 15분 만에 케인을 올리 왓킨스와 교체했다. 이후 후반 28분 부카요 사카와 주드 벨링엄이 만들어준 찬스를 콜 파머가 중거리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승부는 원점이 됐다.

하지만 후반 42분 박스 안으로 쇄도하던 스페인 오야르사발이 마크 쿠쿠렐라의 패스를 가볍게 밀어 넣으며 결승골을 만들었다. 잉글랜드는 오프사이드를 기대했지만, 비디오 보조 심판(VAR) 확인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정됐다. 결국 경기는 스페인의 2대 1 승리로 마무리됐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이 유로 2024에서 준우승을 거둔 뒤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스페인 중원의 핵심인 로드리에게, 베스트 영플레이어는 야말에게 돌아갔다. 야말은 이날 결승전에 선발 출전하며 2016년 대회 당시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의 18세 327일을 크게 앞당기며 유로 최연소 출전 기록을 썼다. 그는 이날 경기에도 도움 하나를 추가하며 대회 도움왕에도 올랐다. 득점 부문에선 케인과 스페인의 다니 올모 등 6명이 3골로 공동 1위에 올랐다.

잉글랜드는 ‘축구 종가’로 불리지만 1966년 자국에서 개최한 월드컵을 제외하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전 대회인 유로 2020에서는 결승에서 이탈리아와의 승부차기에서 패배했다.

세계 최고 선수 중 하나로 꼽히면서도 소속팀은 물론 잉글랜드에서도 우승하지 못하는 케인의 징크스도 깨지지 못했다. 케인은 손흥민과 한솥밥을 먹다 지난 시즌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트로피 획득에 도전했다. 하지만 뮌헨은 케인이 오자마자 12년 만에 우승을 하지 못하며 부진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