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첫 공식 일정으로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선다. 홍 감독은 “외국인 코치 선임은 사령탑 수락 조건으로 대한축구협회에 요청한 사항”이라며 “외국인 코치의 철학과 비전 등을 직접 듣기 위해 유럽 출장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감독은 코치 후보 등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으나, 스페인과 포르투갈로 출장을 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된 후 통상적으론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를 시작하는데, 이번엔 좀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취임 기자회견을 하기 전에 유럽 출장을 먼저 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의리 축구’라는 비판에 대해 “많은 분의 걱정은 이해한다”면서도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를 어떻게 하면 강하고 좋은 팀으로 만들어 가느냐가 머릿속에 가장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들(대표팀 후배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며 “선·후배를 떠나 한국 축구를 위해서는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나쁘지 않다. 이런 얘기들을 잘 담아내서 한국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홍 감독을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 홍 감독은 2026년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이후인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임기가 보장됐다.
하지만 감독 선임 과정에 참여했던 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을 비롯해 박지성·이영표·이천수·이동국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감독 선임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홍 감독은 전술에 대해 “축구 색깔 자체는 선수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다”며 “축구협회가 최근 발표한 ‘축구 철학’에 부합하려면 좀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그는 “과거 대표팀 사령탑을 경험했다고 해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도 “대표팀의 경기력 외적인 문제들은 금방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결과적으로 대표팀만의 규율이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가장 중요한 일은 대한민국 대표팀의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라며 “대표 선수는 미리 정해져 있는 게 아닌 만큼 누구라도 들어올 수 있다. 특정 선수들을 위해 메시지를 주는 것보다는 대표팀의 문화를 먼저 정립을 한 뒤 필요한 선수들이 들어오면 그때 메시지를 줘도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