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차기 축구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내정한 것에 절차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감독 선임 작업을 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위원 사퇴로 5명만 남은 상황에서 새 감독 선임을 강행한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위원장을 다시 선임하고 위원 역시 추가해 해당 위원회가 이 일을 매듭짓게 하는 것이 상식”이라며 “기술위원회로 이관하려 했다면, 남아있는 위원의 동의를 얻어 이사회를 거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밤늦게 홍 감독을 찾아가 감독직 수락을 부탁한 것에 대해서도 면접 등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모두에게 공평해야 할 할 면접기준이 특정 후보 앞에서만 왜 갑자기 주관적이고 자의적 해석으로 바뀌어야 했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도자들에겐 협회 행정의 절차적 정당성이야말로 그나마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라며 “(절차는) 시행착오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그에 따른 결과는 정당성을 부여받아 궁극적으로는 국민적 지지를 획득한다. 정 회장은 이런 상식을 망각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력강화위원회는 정해성 전 위원장이 주관한 10차 회의에서 홍 감독을 포함한 5명의 후보를 가려냈다. 이후 선발 절차는 정 전 위원장에게 위임됐다. 하지만 정 전 위원장이 갑작스레 사의를 표명하면서, 당시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었던 이임생 이사가 남은 선임 과정을 진행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위원회를 재구성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남은 5명의 위원들에게 ‘협회 기술총괄인 이임생 이사가 남은 과정을 진행한다’는 방안에 동의를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