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폭로해 협회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홍 감독은 박 위원을 감싸고 나섰다.
홍 감독은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1 22라운드 홈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며 “(울산 팬들에게는)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어 국가대표팀 감독 선정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에 대해 “그것도 포용해서 더 나은 한국 축구를 위해 발전돼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박 위원을 감싸는 듯한 표현이었다.
앞서 박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서 홍 감독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한 결정에 대해 “절차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며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지난 2월 전력강화위원회에 합류해 약 5개월 동안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을 찾는 일에 참여했다.
이에 대한축구협회는 박 위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박 위원이 감독 선임 과정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박 위원의 언행이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위원 각각이 선호하는 감독 후보자가 다를 수도 있다”면서도 “위원회의 시스템은 토론 속에 합의점을 찾는 것이고 그렇게 가려졌던 후보들”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얼마나 답답했으면 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냐”며 “그런 일은 선배들이 해줘야지, 후배들이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선배들이 못난 거냐”고 지적했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낸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도 “행정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있다”며 “이런 결정이 과연 국가대표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