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 프레스센터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광주FC와의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난 나를 버렸다. 난 없다. 이제 (내 안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이렇게 마음을 바꾸게 됐다”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10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정규리그 홈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홍 감독은 “이게 내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앞서 홍 감독은 지난달 30일 포항과의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생각이 바뀐 이유를 묻는 말에 홍 감독은 7분 넘게 대답을 이어갔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실패의 기억 때문에)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 그 안으로 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 안의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라는 강한 승리욕이 생겼다. 새 팀을 정말로 새롭게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보고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울산 서포터즈는 시즌 중 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홍명보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를 들었다. 이들은 ‘피노키홍’, ‘거짓말쟁이 런명보’, ‘명청한 행보’,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축협 위한 MB의 통 큰 수락’ 등의 문구를 통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협회를 향해서도 ‘K리그 무시하는 KFA 아웃’, ‘협회의 명복을 빌지 않겠다’, ‘삼류 협회’라고 비판했다.

한편 경기 전 홍 감독은 팬들의 분노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그분들의 감정이 맞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