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신임 A대표팀 감독. /뉴스1

대한축구협회(KFA)가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축구대표팀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한 이유에 대해 “최종 후보에 함께 오른 외국인 지도자들보다 앞섰다”고 설명했다. 국가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 대표팀, 20세 이하 대표팀을 이끈 리더십·경험과 측면 뒷공간을 효율적으로 공략하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는 8일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홍 감독이 추구하는 리더십이 지금 한국 축구에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홍 감독은 ‘원팀, 원 스피릿, 원 골’을 강조했는데, 현재 대표팀에 가장 필요한 사항”이라며 “앞서 2명의 외국인 감독을 경험하면서 우리 대표팀에는 자유로움 속 기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 팬들은 정상급 외국인 지도자를 원했다. 하지만 후보들은 고액 연봉을 희망하거나 위르겐 클리스만 전 감독처럼 국내 거주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일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 시티 감독까지 만났지만, 적임자는 없다고 봤다. 결국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직접 설득해 그를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이임생 대한축구협회(KFA)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이사는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까지 외국인 감독이 선수를 파악하는데 시간상으로 부족하다”며 “최종후보에 오른 외국인 지도자들 모두 유럽 빅리그 경험이 있고 확고한 철학이 있다는 것도 존중하지만, 홍 감독과 비교해 더 큰 성과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했다. 특히 “(외국인 지도자의) 철학을 한국 대표팀에 제대로 입히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봤다”며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와 K리그 선수 확인 등을 위해 국내 감독 선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 감독의 측면 뒷공간 활용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 이사는 “울산은 지난해 기회 창출과 빌드업, 압박 강도 모두 1위였다”며 “활동량은 10위였으니 효과적으로 경기를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홍 감독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울산 HD에서는 K리그 우승 2회를 차지했다.

홍 감독은 조만간 울산 지휘봉을 내려놓고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예정이다. 당장 9월에 있을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부터 팀을 지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