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뉴스1

한국축구지도자협회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을 작심 비판했다. 정 회장이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찍으면, 전력강화위원회가 이에 형식적으로 맞추는 감독 선임 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출범한 축구지도자협회는 1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에게 드리는 고언’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정 회장이 원하는 감독을 사실상 내정해뒀다”며 “전력강화위원회가 다른 감독을 추천하자 정 위원장이 전력강화위원회를 불신하고 부담스러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선임부터 사실상 경질에 이르는 과정은 정 회장의 협회 운영이 얼마나 주먹구구고 땜질식인지 증명한다”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의사결정의 실질적·공식적 최종 결정권자가 정 회장이라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치적과 4선 연임을 위해 축구인을 들러리로 세우거나 소모품으로 활용하고 폐기하는 행동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며 “향후 축구협회를 이끌어갈 수장 자격이 있는지 심한 우려와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정 전 위원장은 지난 2월부터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사의를 표명했다. 내국인 감독 선임 여부를 두고 축구협회 최고위층과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자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정 전 위원장이 사퇴하자 위원 여러 명도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이임생 기술이사가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