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왼쪽)와 아버지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 시구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바람의 아들’ 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가 27일(한국 시간) 미국 메이저리그(MLS)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하 샌프란시스코)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 마운드에 섰다. 부상 중인 이 전 코치의 아들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모처럼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내 포수석에 앉아 아버지가 던진 공을 잡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에 앞서 부자는 시구와 포구를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날 홈 경기를 코리안 데이인 ‘한국 문화유산의 밤’(Korean Heritage Night)으로 정하고 샌프란시스코·베이 한인회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수년 전부터 시즌 중 하루를 ‘한국 문화유산의 밤’으로 정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등으로 몇 년간 행사를 열지 않다가 올해 이정후 영입을 계기로 다시 행사를 열었다.

이정후는 지난달 부상을 당해 재활 중이지만, ‘한국 문화유산의 밤’을 맞아 구단의 배려로 경기장에 나와 포구를 했다. 두 부자가 시구와 포구를 한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힘찬 박수가 쏟아졌고, 이종범과 이정후는 활짝 웃으며 관중석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이날 오라클 파크에는 한인회가 마련한 800개의 관중석이 꽉 차는 등 ‘한국 문화유산의 밤’을 맞아 1000명이 넘는 한인들이 관중석을 메웠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이종범과 이정후와 시구와 포구 외에도 ‘한국 문화유산의 밤’을 맞아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

이정후의 사전 인터뷰 영상도 나왔다. 이정후는 “경기장 오는 길에 듣고 왔다”며 가장 좋아하는 가수로 “엠씨더맥스”를 꼽았고,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 선수로 망설임 없이 “손흥민”을 들었다. 또 가장 좋은 휴가 장소로는 “내 방”이라고 말했다.

정규 수업으로 한국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현지 릴리안 클리엔탈 초등학교 합창단은 한복을 곱게 차려 입고 미국 국가를 불렀다. 태권도 시범도 펼쳐졌다. 행사에는 미 캘리포니아주 유명 대학인 UC버클리의 한인 K-팝 댄스팀과 밴드의 공연이 펼쳐졌고, 치킨과 김밥 등 한국 음식 등도 마련됐다.

이 전 코치는 행사장을 찾아 “이정후가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한국 문화유산의 밤’을 함께 할 수 없지만, 내년을 위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샌프란시스코가 시카고 컵스에 4-3 역전승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