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MLB) 선수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의 도박 빚을 대신 갚아줬다면, 1년 출전 정지를 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현지 해석이 나왔다.

21일 LA 타임스와 CBS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도박법 학자인 I. 넬슨 로즈 휘티어 칼리지 명예교수는 “만약 오타니가 불법 도박 빚을 갚는 행위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면, 상당히 심각한 연방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함께 했던 오타니 쇼헤이(오른쪽)와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 /뉴스1

그는 “오타니가 단지 친구를 돕기 위해서 한 행동이라고 할지라도, 연방 법령은 불법 도박업자의 빚 회수를 도운 사람까지 도박 사업 종사자로 본다”고 해석했다. 이어 “만약 미즈하라가 돈을 훔쳤다면 오타니는 공범으로 간주될 수 없지만, 오타니가 불법 도박 빚을 인지하고도 돈을 갚아줬다면 불법 도박업자를 도운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일부 주는 스포츠 도박을 합법 허용하지만, LA 다저스가 속한 캘리포니아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MLB 사무국은 선수들이나 구단 직원이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할 경우 최소 1년간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다. 사안에 따라 영구 퇴출될 수도 있다.

오타니와 미즈하라는 공적인 관계를 떠나 그라운드 밖에서도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미즈하라는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미국인 선수들을 위한 통역사로 일하며 오타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오타니가 2017년 말 LA 에인절스로 이적했을 때 개인 통역사 자격으로 함께 미국으로 갔다.

LA 다저스 구단은 미즈하라를 절도 및 도박 혐의로 최근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한 매체에 “오타니에게 지난해 자신의 도박 빚을 갚아줄 것을 부탁했고, 오타니가 다시는 도박에 손대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뒤 돈을 갚아줬다. 오타니는 도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고, 나는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다 이튿날 “오타니는 도박 빚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