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 회의를 마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부진한 경기력과 리더십 부재, 불성실한 태도 문제 등으로 논란에 휩싸인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경질됐다. 그가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지 1년 만이다.

정몽규(62) 대한축구협회장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6일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2대0으로 완패한 후 열흘 만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임원 회의에서 어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받아 의견을 모았고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선 15일 대표팀 자문 기구인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건의하면서 정몽규 회장은 이날 긴급 임원 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한 회의는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날 임원 회의 후 열린 브리핑에서 정몽규 회장은 차기 월드컵을 위한 대표팀 수장 선출 과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월드컵 예선을 위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바로 착수하겠다"며 "새로운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도 선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차기 감독의 국적 등에 대해서 아직 상의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뿐만 아니라 협회와 정몽규 협회장을 향한 축구 팬들의 거센 질타를 의식한 듯 정몽규 회장은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다. 정몽규 회장은 "아시안컵에서 열렬한 응원을 주신 국민께 실망을 드리고 염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종합적인 책임은 저와 협회에 있다. 원인에 대한 평가를 자세히 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 해지 위약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몽규 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위약금에 대한 질문에 "금전적인 부담은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