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레슬링 경량급 정한재(28·수원시청)가 아시안게임 레슬링 종목 첫 메달을 가져갔다. 정한재는 4일 중국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슬로몬 바크흐라모프(28·우즈베키스탄)를 5대4로 꺾었다.

4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린안 스포츠문화전시센터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60kg급 8강에서 한국 정한재가 키르기스스탄 조라만 사센베코프를 상대하고 있다./연합뉴스

1피리어드에서 정한재는 종료 1분 32초를 남기고 태클 기술에 성공해 2점을 먼저 땄다. 바크흐라모프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원심이 유지됐다.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고 판정이 바뀌지 않으면 상대 선수에게 1점이 부여된다는 규칙에 따라 정한재는 1점을 추가했다.

2피리어드에서 정한재는 뒤집기에 성공했다. 경기 종료 2분가량을 남긴 상황에서 상대 반칙으로 1점을 더 추가하며 4대 0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정한재는 경기 종료 14초 전 상대에게 들어 메치기 기술을 당하며 4-4 동점으로 따라잡혔다. 그러나 정한재는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상대 반칙으로 한 점을 얻어 5대 4로 승리했다.

정한재는 8강에서 세계 1위 조라만 사센베코프(24·키르기스스탄)에게 0대9로 졌다. 그러나 사센베코프가 결승 진출에 성공하면서 패자부활전에 진출했다. 레슬링에선 결승에 오른 선수에게 패한 선수들끼리 패자부활전 토너먼트를 치른다.

정한재는 패자부활전 1라운드에서 아슬라몬 아지조프(22·타지키스탄)를 9대0으로 꺾으며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정한재는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국 남자 선수 중 유일한 은메달을 획득하며 우리나라 레슬링 에이스로 불렸다. 2021 도쿄 올림픽 때에는 같은 체급의 최강자 김승학(성신양회)을 꺾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러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세계 쿼터대회 직전 코로나19를 앓은 뒤 출전해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결국 패하며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정한재는 중학교 때 유도로 운동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작은 체구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레슬링으로 전향했다. 고교 동창이자 레슬링 선수 출신인 오혜민씨와 지난해 7월 결혼했다.

정한재는 이날 동메달을 따낸 뒤 '가장 고마운 사람'을 묻는 말에 "아내"라며 말하며 울먹였다. 그는 경기 직후 "아내가 응원해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왔다"라며 "아쉽게 금메달을 획득하진 못했지만, 메달을 획득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부모님은 그동안 날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셨다"라며 "메달을 따서 효도한 것 같다. 누구보다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