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KBL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KBL은 전주 KCC가 부산으로 연고지를 변경하는 안건을 승인했다./연합뉴스

프로농구 KCC가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바꾼다.

한국농구연맹(KBL)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이사회를 열고 KCC의 연고지 변경을 승인했다. 앞서 2001년 연고지를 대전에서 전주로 바꾼 KCC는 22년 만에 전주를 떠나게 됐다.

KCC 최형길 단장은 이사회를 마친 뒤 인터뷰에서 “연고지 전주와 여러 문제로 시끄러웠다”며 “원만히 수습하기 위해 인내하고 기다려왔으나, 더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했다. 그는 “22년간 응원해주신 전주 팬들께 가장 죄송한 마음”이라며 “KBL과 다른 구단에도 불편을 끼쳐 양해를 구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전체 농구 발전을 위해 새로 태어나는 구단이 되겠다”고 밝혔다.

KCC는 최근 연고지 문제를 놓고 전주시와 갈등을 빚었다. 갈등은 전주시가 지난달 약속했던 체육관 신축을 백지화하고 그 자리에 프로야구 2군 구장을 만들겠다는 뜻을 KCC에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또 전주체육관 부지 소유권을 가진 전북대는 KCC에 2025년까지 방을 빼달라고 했다. 그러자 노후화된 전주체육관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 KCC는 곧장 연고지 이전을 추진했다. 1973년 건립된 전주체육관은 시설이 낡은 상태에다 관중석 역시 4300석 정도로 10개 구단 홈구장 중 가장 적다.

최형길 전주 KCC 단장이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 빌딩에서 열린 이사회 종료 후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KCC의 이전으로 프로농구 10개 구단 가운데 호남 연고지 팀이 없어지게 됐다. SK, 삼성(서울), 소노(경기도 고양), 인삼공사(경기도 안양), kt(경기도 수원)가 수도권 팀들이고 KCC(부산), LG(경남 창원), 한국가스공사(대구), 현대모비스(울산)가 영남에 연고를 뒀다. DB(강원도 원주)가 유일한 강원도 팀이고, 충청권에는 프로농구팀은 없다.